야트막한 건물들이 어깨를 맞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훤칠한 금빛 건물이 등장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 ‘버버리(Burberry)’의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단독매장)다.

1일 문을 여는 이 매장은 국내 최초의 단독 버버리 매장이다. 지하 2개 층, 지상 11층으로 명품거리 건물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크다. 금빛 외관은 버버리의 대표 제품 '트렌치 코트'의 소재 ‘개버딘’에서 가져왔다. 저녁이면 외벽에 내장된 조명이 켜지며 자연스럽게 ‘버버리 체크’ 무늬가 드러난다.

버버리 서울 플래그십 매장은 부지 임대부터 완공까지 33개월이 걸렸다. 버버리는 주유소 터였던 이 부지를 빌려 토양을 정화하고, 그린빌딩 인증을 받은 13개층 매장을 세웠다.

이곳은 버버리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크리에이티브 총책임자(CCO·Chief Creative Officer)인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시공과 설계를 총괄했다. 매장 1층에 들어서면 마치 영화 속에서 본 영국의 고급스러운 귀족 저택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든다. 나뭇결이 살아있는 벽장 장식과 코린트 양식 대리석 계단, 넓고 넉넉하게 배치한 제품 등이 어우러져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매장 한가운데는 대형 디지털 스크린이 걸려 현대적인 느낌을 살렸다.

1층에선 여성용 가방·스카프·판초 등 버버리의 올 시즌 주력 상품을 선보인다. 특히 1층 매장 내 ‘스카프 바 (Scarf Bar)’는 30개가 넘는 다양한 버버리 캐시미어 스카프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국내 버버리 매장 중에서 가장 많은 스카프를 갖췄다. 취향에 따라 개인별 머리글자를 새길 수 있는 모노그래밍 서비스도 제공한다. 1층 매장 입구에는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개장을 기념해 ‘셀레브레이팅 서울 원 오브 원(celebrating Seoul One of One)’이 새겨진 특별 상품이 놓였다.

2층에는 캐주얼한 재킷부터 오피스룩에 적합한 정장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여성 컬렉션이 있다. 버버리 하면 떠오르는 다양한 색상의 트렌치 코트는 종류별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3층에선 조금 더 과감한 ‘런웨이 의상’ 버버리 프로섬 라인이 전시돼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일반 버버리 의류가 보여주는 고전적인 멋스러움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위장 무늬(카모플라주)와 프린지 장식이 주는 자유로운 스타일을 만날 수 있다.

버버리 서울 플래그십 매장은 런웨이 컬렉션인 버버리 프로섬과 버버리 런던, 버버리 브릿, 버버리 헤리티지컬렉션, 액세서리 컬렉션을 포함해 국내 최다 컬렉션을 보유했다.

4층은 남성 매장이다. 캐주얼한 활동복으로 구성된 브릿(Brit) 라인과 점잖은 옷차림의 런던(London) 라인 모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옵션을 갖췄다. ‘이브닝 컬렉션’이란 이름을 붙인 연미복 코너는 국내에서 이곳에만 유일하게 있다.

5층에는 사전예약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라운지를 마련했다. 원목을 헤링본(청어 가시) 무늬로 짜 맞춘 바닥에선 유럽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곳은 개인적인 공간에서 조용히 쇼핑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를 위해 설계됐다. 전문 상담원 5명이 상주하며 이전에 누적된 소비자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맞춤 쇼핑을 제안한다.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산 제품 정보들은 소비자 프로필에 기록돼, 전 세계 버버리 플래그십 스토어와 공유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도 항상 대기 중이다.

이 밖에도 지하 1층에는 아늑한 분위기에서 버버리의 신발 제품을 쇼핑할 수 있는 슈즈존을 꾸몄다. 버버리는 앞으로 버버리 온라인 홈페이지(burberry.com)에서 제품을 주문한 후, 이곳에서 제품을 찾아가는 ‘콜렉트 인 스토어(Collect-in-store)’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베일리 CEO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들 중 하나인 서울에 버버리의 한국 최초 플래그십 매장을 열게 되어 영광”이라며 “청담동 플래그십 매장은 영국의 트렌치 코트와 스카프는 물론, 최신 런웨이 컬렉션까지 상세히 소개하며 소비자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