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폴크스바겐이 자사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환경단체다. 이들은 2000km 이상의 도로를 실제 주행, 실험실 테스트와 달리 배기가스 배출량이 과도하게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결과 폴크스바겐은 부도덕한 기업임이 드러났고,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는 사태를 맞았다.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의 고발자인 존 저먼(John German) ICCT 선임연구원은 29일 조선비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 정부는 폴크스바겐 외에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하는 속임수를 썼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디젤 차량 배기가스 측정의 기준과 처벌규정도 재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먼 연구원은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을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 환경보호청에 조작 사실을 알릴 때까지 회사측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줬지만 ICCT의 주장은 묵살됐다고 말했다. 저먼 연구원은 "폴크스바겐은 스스로 문제를 시정할 시간이 5개월이나 있었지만 이를 놓쳤다"면서 "폴크스바겐이 배기가스 조작 소프트웨어를 경유차에 장착한 것은 직원 개인이 저지를 수 있는 성격의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저먼 연구원은 제2의 폴크스바겐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이번에 문제가 된 차량에 대해 전면 리콜과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배기가스 규제와 관련된 명확한 법규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실험실 테스트는 차량이 배기가스 배출 규정에 맞게 설계됐는지 반복적으로 검증할 수 있어 필요하다"면서도 "폴크스바겐처럼 실험실 테스트를 넘어가려는 조작을 막기 위해서는 실제 도로 주행 테스트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도로 주행 테스트는 엔진과 배기가스 장치의 내구성을 시험하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세계 각국 정부는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위반한 것에 대해 벌금부과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저먼 연구원은 "향후 자동차 산업에서 배기가스 배출량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회사들이 환경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다주는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저먼 연구원은 미 웨스트버지니아대 연구진 등과 함께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알아보기 위해 2013년부터 실험을 진행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시애틀까지 1300마일(약 2092㎞)을 실제 주행하는 테스트를 실시해 폴크스바겐 '제타'에서 기준치의 35배, '파사트'에서는 20배가 넘는 질소산화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