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찾아간 인천 제너셈 공장. 컨베이어벨트가 바쁘게 돌아가는 일반적인 제조 공장과는 사뭇 달랐다. 넓은 공간에는 높이와 넓이, 두께가 최소 2~3미터는 되는 상자 모양의 반도체 장비들이 띄엄 띄엄 자리잡고 있었다. 하나의 장비에 2~3명의 직원이 붙어서 전선을 연결하고 필요한 부품을 장착하는 등의 작업을 마무리하는 중이었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공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크게 전(前)공정과 후(後)공정으로 나뉜다. 전공정은 반도체 원판(웨이퍼)을 가공하는 과정이고 후공정은 웨이퍼를 받아 절단하고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작업이다. 제너셈은 반도체 장비 중에서도 후공정용 장비를 주로 생산한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외부와 달리 장비 내부는 웨이퍼를 절단하고 연결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한 직원은 "종류에 따라 하나의 장비를 완성하는 데 보통 7~8주 길게는 12주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 제너셈이 25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에 상장된다. 이날 제너셈 본사에서 만난 한복우 대표는 "기존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태양광 장비 사업에 진출하겠다"며 "목표는 세계 3위 반도체 후공정 업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반도체에서 15년간 근무한 한 대표는 기술이사 자리까지 지낸 후 창업을 결심했다. 지난 2000년 동업자들과 함께 제너셈의 전신인 진테크놀러지를 설립했고, 2007년에 회사명을 제너셈으로 바꿨다. 그는 "제너셈은 '제너시스(genesis) 세미콘덕터(semiconductor)'의 줄임말로 창조 혹은 기원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며 "반도체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목표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제너셈의 강점이 다양한 제품군과 매출처, 연구개발(R&D) 역량이라고 자평한다.
제너셈은 50가지 이상의 반도체 후공정 장비와 PCB(인쇄회로기판) 제조 장비, 태양광 장비, 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 등을 만들고 있다. 국내와 미국, 중국, 멕시코, 필리핀을 포함해 15개국에 판매중이다. 주요 제품은 레이저를 이용한 반도체 완성품 패키지 및 PCB 제조 장비, 웨이퍼를 검사하고 절단하는 칩 공정 장비 등이다.
한 대표는 "핵심 설계 기술로 자체 개발한 제품이 주요 경쟁력"이라며 "경쟁사 대비 10% 이상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한다.
주요 고객은 미국 반도체 업체 스카이웍스, 태양광 업체 선 에디슨을 포함한 해외 기업 12개사와 LG이노텍, 삼성전기, 대덕 등 국내 기업 10개사 등이다. 총 매출처는 2010년 63개 기업에서 지난해 145개 기업으로 증가했다.
제너셈은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 모듈과 EMI 실드(정전기차폐장치)를 꼽았다. 한 대표는 "기존 태양광 모듈은 이어붙이는 방식을 사용해 효율이 떨어졌다"며 "미국 선에디슨과 함께 고효율 모듈을 개발했으며, 현재 장비 납품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부터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제너셈은 또 최근 칩에 금속 코팅을 씌우는 방식으로 전자파의 간섭을 차단하는 EMI 실드를 자체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두께가 얇아지면서 개별 칩간 전자파 충돌을 최소화하는 기술이 필요해진 데 따른 것이다. 한 대표는 "EMI 실드를 주요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며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커지면서 앞으로 관련 분야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너셈의 매출액은 322억원이다. 2013년 대비 약 78.8% 증가했다. 해외 영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영업이익은 56억원, 당기순이익은 50억원을 기록했다. 한 대표는 "올해는 매출이 작년보다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6월에는 인천 송도에 신축 중인 신사옥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한 대표는 송도 신사옥 건설로 생산능력이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너셈은 지난 15~16일 이틀 동안 진행된 일반 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79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으로는 약 1조880억원이 몰렸다. 공모가는 1만500원이었다.
공모는 신주 130만주에 대해 이뤄졌다. 신주 매출을 통해 들어올 자금은 신사옥 건설과 신제품 개발,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22억원
◆주요 주주: 한복우(44%), 하나마이크론(16.7%), Sli 인베스트먼트(3.2%)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보통주 437만9637주의 45.56%인 199만5553주
◆주관사(하나금융투자)가 보는 투자 위험:
반도체 업체들이 설비 투자를 축소할 경우 회사 실적이 악화될 수 있음.
지난해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64%를 차지했으며, 해외 매출 수출 대금 대부분을 달러화로 결제받고 있어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