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가 선보인 ‘리디북스 페이퍼’(위 사진)와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가 공동으로 선보인 ‘크레마 카르타’(아래 사진)

지지부진했던 한국 전자책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성능이 크게 좋아진 새로운 단말기가 대거 출시되면서 보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인 '킨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전자책 시장이 만개한 반면 한국에서는 쓸 만한 전자책용 단말기가 나오지 않아 시장 성장이 정체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종이책 같은 느낌이 떨어지고 페이지를 넘길 때 잔상(殘像)이 남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

최근 새 제품을 선보인 곳은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다. 이 업체들은 전자책 전문 기업인 '한국이퍼브'와 손잡고 최신 전자책 단말기인 '크레마 카르타'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아마존의 '킨들 보이지', 일본 라쿠텐의 전자책 단말기 '코보' 등과 동일한 카르타 패널을 탑재한 제품으로 선명한 화질이 장점이다. 카르타 패널은 종이책 인쇄 품질과 거의 같은 300ppi(인치당 화소 수)의 고해상도와 잔상 제거 기술 등을 적용해 가독성을 크게 높였다. 또 패널 뒤에 광원(光源)이 필요없는 전자잉크(e잉크) 제품이기 때문에 눈부심이 거의 없다. 이 제품은 6인치 화면에 8GB(기가바이트)의 저장 공간을 갖췄다. 무게는 책 한 권보다도 가벼운 182g에 불과하다. 또 크레마 카르타를 이용하면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가 보유한 총 25만종의 전자책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최대의 전자책 업체인 리디북스 역시 다음 달 5일 자사의 첫 전용 단말기 '리디북스 페이퍼'를 선보인다. 300ppi급 고해상도 제품인 '리디북스 페이퍼'와 해상도가 조금 낮은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Lite)'로 두 가지 제품이 나온다. 6인치 크기의 화면 자체에 조명을 내장해 어두운 곳에서도 불을 밝혀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국내 전자책 단말기 중에는 배터리 용량이 가장 커서 한 번 충전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또 단말기의 양옆에 페이지 넘김 버튼을 탑재했다. 버튼을 이용하면 오류 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어서 편리한 측면이 있다.

리디북스는 단말기 개발을 준비하면서 소프트웨어 최적화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작년 말부터 전자잉크를 사용한 단말기에서 쓸 수 있는 전용 앱(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서비스했고, 여기서 수집된 사용자 의견과 전자잉크 관련 노하우 등을 리디북스 페이퍼에 적용했다. 리디북스 남현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가독성이 높은 소프트웨어와 단말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