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고객 수수료, IB 인프라 투자 등 비이자 수익 비중 높여야"…금융연구원, 국내 은행 경쟁력 제고 방안 토론회
저금리·저성장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권의 올해 최대 화두는 '어떻게 하면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 비중을 높일 것인가'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3일 주최한 '국내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익 구조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은행권 참석자들은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송금이나 ATM(현금입출금기) 대(對)고객 수수료 등을 인상하는 한편, 정부가 외환보유고나 외국환평형기금 등 외화 재원을 활용해 은행들의 IB 등 투자·기업금융 부문의 수수료 수익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개회사에서 "서비스가 공짜라는 인식이 일반 소비자에게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데다 수수료 정상화를 거부하는 소비자 단체 및 언론의 보도가 보이지 않는 (수수료를 올리지 못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은행 간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이자 수익 이외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은행 수익구조가 선진화 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2011년 12조8000억원에서 2012년 8조9000억원 2013년 7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14년 8조4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중 자동화기기(ATM), 송금 수수료 등 대고객 수수료가 전체 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9.5%(6600억원)에서 2014년 7.5%(5000억원)으로 8년 새 2%포인트 줄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수수료는 국내 수수료가 해외보다 낮은 편"이라며 "서비스 원가에 대한 이해가 이해관계자 간에 다르고 서민금융과도 맞닿아 있어 시각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과장은 이와 관련, "비이자 수익 비중이 낮은 것은 카드사 분사에 따라 나타난 문제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수료가 낮다는 데는 공감한다"며 "정부가 수수료 부분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은 여러 차례 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장은 "다만 최근 지적이 나왔던 대출 조기상환 수수료와 같은 것은 수수료 수준이 아닌 일률적인 부과 체계를 문제 삼았던 것"이라며 "대다수 은행들이 올해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까지는 수수료 체계를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의 장기 해외 투자 지원을 위해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이나 외환보유고 등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내 은행들의 달러 등 외화 조달 비용이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금융기관보다 높아 인프라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영웅 신한은행 IB본부장은 "장기 투자를 유지하기 위한 국내 은행들의 달러 유동성(자금) 규모가 상당히 취약하다"며 "지난해 국내 수출기업에 정부가 지원해준 것처럼 외환보유고나 외국환평형기금을 은행들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 본부장은 "신한은행의 일반 고객 금융자산에 대한 총자산이익률(ROA)은 0.8%에 불과하지만 IB 자산은 1.4%"라며 "결국 IB쪽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자산을 확대해야 은행 전체 수익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안동현 서울대학교 교수, 강경훈 동국대학교 교수, 김종현 국민은행 상무, 우영웅 신한은행 IB본부장,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 장경훈 하나금융지주 전무,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 과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