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뉴리더 중 임지훈 신임 대표와 정주환 최고사업책임자, 박창희 최고상품책임자, 신정환 최고기술책임자 등 젊은 CXO 멤버들은 리더가 된 동시에 역량을 평가받는 시험 무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반면, CXO 중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홍은택 최고업무책임자, 최세훈 최고재무책임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검증을 거쳐 카카오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 김 의장과 이미 손발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은택 COO...독특한 이력으로 대외·인사까지 총괄

홍은택 카카오 COO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홍은택 카카오 수석부사장(최고업무책임자·COO)에 대해 백번 물으면 백번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성격이 다른 언론사 (동아일보,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네이버 근무 홀연히 회사를 떠나 미국과 중국 대륙을 횡단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홍 COO는 82학번으로 1989년 동아일보에 입사했다. 그는 2003년 동아일보에 사표를 내고 미국 라디오 방송국 KBIA에서 저널리스트들이 나와 글로벌 이슈를 토론하는 프로그램의 제작자로 일했다. 2005년엔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 편집국장도 1년가량 맡았다.

홍 COO는 2005년 11월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 입사하면서부터 국내 인터넷 업계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그는 NHN에서 미디어 담당 이사로 일하면서 ‘뉴스캐스트’를 만들었다.

뉴스캐스트는 네이버가 아닌 언론사가 직접 네이버 홈페이지의 뉴스를 편집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뉴스캐스트는 낚시성 기사 남발 등 부작용으로 뉴스스탠드로 개편됐지만,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포털 뉴스 지형에 큰 영향을 미쳤다.

홍 COO는 자전거 여행 애호가다. 그는 2005년 5월 26일부터 8월 13일까지 80일 동안 혼자 미국을 자전거로 횡단했다. 또 2012년에는 60일 동안 자전거로 중국을 돌아다녔다. 그의 여행기는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중국 만리장성’이라는 책으로도 나왔다.

2012년 홍 COO가 카카오로 자리를 옮기고 카카오스토리 등 콘텐츠 사업을 총괄했다. 그는 또 올해 초 새롭게 신설된 소셜임팩트팀도 이끌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각종 사회 문제를 스타트업을 만들어 해결하자고 제안했는데, 소셜임팩트팀은 이런 김 의장의 비전을 실행하는 팀이다.

홍 COO는 이번에 CXO 그룹이 뜨면서 대외협력, 홍보, 인사 등 경영지원 부문까지 총괄하게 됐다. 그의 사내 이름은 ‘사이먼’이다.

◆최세훈 CFO...인터넷 재무통 대표주자

최세훈 카카오 CFO

최세훈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해외파다. ING베어링스 뉴욕 지사에서 일하다가 라이코스코리아의 CFO로 일하면서 인터넷 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최 CFO는 전통적인 금융업보다는 인터넷 업계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선호했다고 한다.

2002년 다음에 입사한 후에는 다음 EC사업본부장, CFO를 거쳐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現 에르고다음다이렉트보험) 대표를 맡았고 2008년 5월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사회 의장으로도 활동했다. 2009년 3월부터는 다음 대표이사를 맡았다.

라이코스 시절부터 따지면 그의 CFO 경력이 인터넷 업계에서 손꼽힐만큼 오래된 편이다. 또 라이코스 인수 및 매각, 다음다이렉트 매각 등 복잡한 재무업무를 꼼꼼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도 큰 탈 없이 이끌어냈다.

최 CFO는 평소에는 조용한 스타일이지만, 실적이 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최고 경영진을 설득해 투자를 이끌어낼 만큼 발표를 잘하고 조직 간 소통에도 능하다.

또 형식을 따지는 것을 싫어해 다양한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다음 재직 시절, 영업 조직이 서열을 따지며 왈가왈부하자 최 CFO가 “~님을 쓰는 다음 문화를 모르느냐. 나도 세훈님이 공식 직함”이라고 일갈한 적도 있다.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한 후 대외 업무는 이석우 전 대표, 재무는 최세훈 CFO가 챙겼다. 이 때문에 이번 조직 개편으로 최 CFO의 업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의 사내 이름은 ‘ 윌리엄’이다.

경영자문협의체도 주목

이석우 카카오 전 공동 대표와 신인섭 카카오 전 CHO 부사장

이석우 카카오 전 공동 대표와 신인섭 카카오 전 인사부문총괄(CHO)도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두 사람은 CEO 직속으로 신설될 경영자문협의체에 참여해 카카오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이 대표는 한국IBM 고문 변호사와 NHN를 거쳐 다음카카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신 부사장은 삼성SDS 컨설팅 사업부에서 근무했으며 유일변호사와 신인섭법률사무소를 거쳐 카카오 초창기 멤버로 입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