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국민 농협 우리 신한 KEB하나 등 시중은행 5곳이 지난 21일~22일 청년희망펀드를 일제히 출시한 가운데 일부 은행들이 행원들에게 펀드 가입을 '반강제적'으로 권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청년희망펀드는 정부가 '노사정 대타협'을 계기로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해 조성한 펀드로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기부금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KEB하나은행은 지난 22일 직원들에게 청년희망펀드에 신규 가입하라는 내용을 구두 또는 이메일로 전달했다. 일부 영업점은 직원들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의 가입 신청서도 받아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과 우리은행도 다른 은행들처럼 신규 가입 유도에 나설지를 검토 중이다.
은행들은 "직원들의 자발적 가입을 권유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직원들은 "상사의 가입 요구를 묵살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청년희망펀드의 활용처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부금부터 먼저 내라는 정부의 취지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청년희망펀드 가입 유도가 은행 간 실적 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KEB하나은행 뿐 아니라 전 계열사 직원에게 가입을 권유해 이틀 새 8631좌의 가입 실적을 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나 금융당국이 은행별 가입 실적을 줄세우기에 활용할 우려가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이 있다"며 "회장과 간부들이 금융당국의 권유로 연봉을 반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 이런 반강제적인 지침이 내려오니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년희망펀드의 '관제 모금' 논란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지난주 대다수 시중은행은 청년희망펀드를 임원 회의 주요 안건으로 올려 대응책을 마련해 왔다. 한 시중은행 간부는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데 목적이 있었으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