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그룹은 연초 계획보다 2000명 늘어난 1만4000명을 뽑는다. 고졸과 대졸 출신의 신입·경력 직원을 모두 합한 규모다. 삼성그룹 인사팀 관계자는 "내년도 경기(景氣) 전망도 다소 어둡지만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데 동참하는 차원에서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 위한 취업박람회 열려 -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외국인 주민 취업 박람회에서 일자리를 찾는 외국인들이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국내외 기업 48곳이 참여해 현장에서 300여 명을 채용한다.

당초 4700명을 뽑기로 했던 한화그룹은 실제로는 2배 가까운 8687명을 뽑기로 했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의 손재일 상무는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큐셀이 공장 신·증설로 1200명, 갤러리아 면세점 조기 오픈으로 2000명을 뽑는 등 이 2개의 회사에서만 연초 계획보다 3200명을 더 채용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삼성, SK 등 주요 13개 대기업은 올해 채용을 계획보다 10% 이상 확대해 총 10만26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획보다 채용을 늘릴 예정인 기업은 삼성·한화를 포함해 SK·GS·한진·CJ·효성 등 7개 회사로 9378명을 더 뽑는다.〈그래픽 참조〉 이는 해당 기업들이 올해 초 발표한 계획과 비교해 28% 정도 늘어난 규모이다.

현대차, 롯데 등 6개 대기업은 중국 성장 둔화, 수출 부진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됐음에도 연초 계획된 채용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보통 30대 그룹의 연간 채용 규모가 12만명 정도임을 고려할 때 조사 대상인 13개 그룹이 약 1만 명을 더 뽑는 것은 상당한 규모"라며 "특히 최근의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관련 대기업들이 큰 용단(勇斷)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올해 당초 계획(7000명)보다 1000명 더 늘어난 8000명을 뽑는다. SK 관계자는 "청년 고용 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더 늘려 뽑는 측면이 강하다"며 "경영 실적 개선 부진으로 지난해와 올 상반기 신입 채용을 하지 않은 계열사들도 신입사원 채용에 적극 합류해달라는 그룹 차원의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당초 계획보다 1600명 늘어난 40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CJ㈜ 인사팀장 조면제 상무는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이 28조원이었지만, 2020년 그룹 목표 매출이 100조원"이라며 "더 큰 도약을 위해 그룹 주력인 문화 콘텐츠 사업과 식품·외식업 등의 분야에 인력 투자를 과감하게 해야 하는 데다 매출 성장세에 따른 인력 수요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채용 규모를 늘렸다"고 말했다.

13개 대기업 가운데 내년 이후 채용 계획을 밝힌 8개 대기업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많이 뽑을 것으로 분석됐다. 2016~ 2017년 채용 예정 규모는 올해 연초 계획 대비 14.5%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복지팀장은 이에 대해 "노사정 대타협의 수준이 경제계의 기대에 다소 못 미치지만 대기업들이 대타협 정신에 입각해 채용 확대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