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들이 잇따라 신차를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SUV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된 국내 자동차 시장 가운데 가장 성장세가 높은 부문이다. 올 1~7월 국내에 판매된 전체 차량 중 SUV는 32.5%로 작년(27.1%)보다 시장점유율이 5%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특히 배기량 2000㏄ 이하 중소형 SUV는 전체 SUV 판매량의 40.1%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레저 문화의 정착으로 SUV를 선호하는 현상과 함께 엔트리카(생애 첫차)로 2000만원대 이상 차량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면서 기존 세단 중심의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SUV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는 티볼리·트랙스·QM3 등 소형 SUV의 1차전 치열

올 상반기는 배기량 1.6L 이하인 '소형 SUV의 각축장'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쌍용차 '티볼리', 한국GM '트랙스', 르노삼성 'QM3' 등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3월엔 전통의 강자인 현대차 '투싼'까지 가세했다. 수입 SUV 중엔 배기량 1.6L 이하 차량이 드물어 이 시장은 국내 업체간 경쟁이 치열했다.

올 1월 출시돼 8월까지 국내에서 2만6023대를 판매한 쌍용차의 티볼리는 올 상반기 돌풍을 일으켰다. 올 7월 디젤 모델도 출시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디젤 모델 최저가가 2045만원으로 중소형 SUV 중에 가장 싸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계약 물량 중 57%가 디젤 모델이며, 지금 계약해도 한 달 반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2013년 말 출시돼 중소형 콤팩트 SUV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르노삼성의 QM3는 뛰어난 연비를 무기로 한다. 디젤 모델로, 연비가 L당 18.5㎞로, 동급 최고다. 올 1~8월 1만4668대가 팔리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GM의 트랙스 디젤은 4기통 디젤 엔진,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아 최고 출력 135마력을 뿜어낸다. 티볼리 디젤(115마력)과 QM3(90마력)에 앞선다. 올해 1~8월 7219대를 팔아 작년 동기(6570대)보다 판매량이 9.9% 증가했다.

올 3월 출시된 현대차 신형 투싼은 주력 모델인 디젤 2.0L 엔진 외에도 다운사이징한 1.7L 디젤 엔진을 선보이며 중소형 SU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배기량은 줄이고 연비를 높여 중소형 티볼리·QM3 등과 직접 경쟁한다는 전략이다. 투싼은 4월 한 달 동안 9255대 판매되는 등 출시 후 8월까지 총 3만7344대를 판매하며 국산 중소형 SUV 판매 1위에 올랐다.

◇신형 스포티지 출시… 수입 SUV와도 승부

하반기엔 배기량 1.6~2.0L의 중소형급 SUV 시장에서 2차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달 15일 기아차가 신형 스포티지를 내놓으면서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푸조의 '2008' 등 기존 시장에서 승승장구한 중소형 수입 SUV들과 한판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신형 스포티지는 20일 현재 6000여대의 계약 건수를 기록하며 중소형 SUV 시장 '돌풍의 핵'이 되고 있다. 5년 만에 외관과 내부를 모두 바꾼 완전 변경 모델로, L당 14.4㎞의 연비에 최대 출력 186마력이다. 가격은 23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스포티지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폴크스바겐 티구안은 올 1~8월에 8106대를 판매하며 2014년 이후 수입차 전체 판매 1위에 올라 있다. L당 연비가 13.8㎞로 최상급은 아니지만, 유로 NCAP(신차 평가 프로그램) 충돌시험에서 만점인 별 다섯 개를 받아 '안전한 차'라는 인식이 있다. 특히 내년엔 신형 티구안이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푸조 '2008'은 2000만원대 수입 SUV라는 점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L당 연비가 17.4㎞로 QM3에 버금가는 데다,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8월까지 2466대를 팔며 수입 중소형 SUV 중 티구안의 뒤를 잇고 있다. 닛산 캐시카이도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빈틈을 노린다. 3000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8월까지 1765대가 팔렸다.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BMW의 'X4'도 국내 중소형 SUV 시장을 이야기하는 데 빼놓을 수 없다. 최대 출력이 190마력으로 동급 최고다. 연비는 L당 13.5㎞로 다소 떨어진다. 올 9월 출시한 지프의 '레니게이드'도 이 시장을 노리는 새로운 강자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SUV 구매 시 연비 등을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