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 시각) 개막한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트렌드는 '고성능 친환경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자동차의 디지털화'였다.

친환경차는 2000년대 들어 자동차업계의 신차 개발 방향을 지배해왔다, 이번 모터쇼를 계기로 친환경차는 '불편해도 환경을 위해 타는 차'에서 '내연기관 차량 못지않은 고성능 차'로 한 단계 진화했다.

SUV도 주목받았다. 세계 1, 2위 시장인 중국과 미국 시장을 휩쓸고 있는 'SUV 열풍'에 따라 벤틀리와 재규어 등 프리미엄 메이커들도 자사 최초의 SUV 모델을 공개했다. 애플·구글 등 실리콘밸리 업체들이 자율주행차량(무인차) 개발로 자동차 분야에 진출하는 흐름에 맞서,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차량외부와의 통신 기능 강화 등 '디지털화' 차량들로 맞대응했다.

독일 업체 아우디의 울리히 하켄버그 기술개발 총괄이사가 이달 15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전시장에서 전기차 'e트론 콰트로' 콘셉트카를 소개하고 있다.

'친환경'만으론 부족… 고성능까지 겸비

아우디가 공개한 전기차 'e트론 콰트로' 콘셉트카는 전기차임에도 최대 출력이 600마력 이상이며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500㎞가 넘는다. 아우디는 "e트론 콰트로는 '효율적인 운전을 위한 타협'이 아니라 '운전의 즐거움을 위한 전기차'란 목표로 개발된 차"라고 밝혔다.

포르셰는 이번에 새로운 전기차 '미션 E'를 첫 공개했다. 최대 출력 600마력,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 3.5초, 1회 충전 주행거리 500㎞에 이른다. 포르셰의 베스트셀링 스포츠카 '911'의 미래형 모델이다.

유럽 최대 차업체인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은 2020년까지 차세대 페이톤, 아우디 A8 등 총 20종 이상의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MW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뉴740e'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BMW의 'e드라이브' 기술이 적용된 뉴 740e는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326마력의 출력을 내며, 복합연비는 리터(L)당 47.6㎞에 이른다.

프랑스의 푸조는 이번 모터쇼에서 콘셉트카 '프랙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도심형 전기차로, 콤팩트한 차체에 중량은 1000kg에 불과하다. 엔진은 전후방으로 배분된 2개의 전기모터를 사용해 최대출력 204마력, 한번 충전 시 45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전시장의 주인공이 된 SUV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성장세가 빠른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영국 벤틀리와 재규어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각각 자사 최초의 SUV를 선보였다.

이번 모터쇼에서 벤틀리는 자사의 첫 SUV '벤테이가'를 출품했다. 벤테이가는 6L, W12기통 엔진을 장착, 최고 608마력의 힘을 낸다. 벤테이가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주파하는데 4.1초가 걸리며, 최고속도 301㎞다. 한국인 이상엽 외장·선행 디자인 총괄 책임자가 디자인했다.

재규어도 자사 첫 SUV 'F-페이스'를 공개했다. 3L V6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이 300~380마력이다. F-페이스는 차체의 80%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였다.

BMW는 2세대 '뉴 X1' 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SUV 모델 '뉴 GLC'를 선보였다. 폴크스바겐도 베스트셀링 SUV 티구안의 신형 모델을 출품했다. 기아자동차는 신형 스포티지를 유럽에서 첫 공개했고, 쌍용자동차는 소형 SUV 티볼리의 차체를 늘린 롱보디 콘셉트카 'XLV-에어'를 소개했다.

"디지털화가 자동차의 미래"

벤츠, BMW 등 독일 차메이커들은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차량들을 선보이며 애플·구글 등 '실리콘밸리 카메이커'에 맞불을 놓았다.

벤츠가 내놓은 '트랜스포머'차량 '콘셉트 IAA'는 다른 차량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양방향 통신(Car-to-X) 기술을 적용, 사각지대의 장애물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다. 이 차는 시속 80㎞에 이르거나 운전자가 버튼을 누르면, 차량 전·후면이 길어지면서 공기저항계수를 4도어 쿠페 차량 중 최저인 0.19로 낮춘다. BMW의 '뉴 740e' 등 뉴 7시리즈에는 리모컨으로 자동주차할수 있는 첨단 무인조종 기술이 탑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