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자동차 제조 기업인 독일 폴크스바겐이 21일 미국 내 디젤차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1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48만2000여대의 디젤 차량에 대한 리콜 명령을 받았다. 미국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차량 테스트 중에 배기가스 배출 억제 시스템을 가동하다가 일반 주행 중에는 억제 시스템이 꺼지도록 엔진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EPA는 해당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2016년형 모델에 대해 적격 승인을 거부했고, 폴크스바겐은 미국 내 디젤차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이날 폴크스바겐 주가는 장중 15% 가까이 떨어지며 6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폴크스바겐은 올 들어 8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40만5202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9위(3.5%)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은 각각 7위, 8위다. 차종도 i30과 투싼·스포티지(이상 현대·기아차)가 각각 골프, 티구안과 경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은 미국에서 현대·기아차와 점유율 차이가 1% 이하일 정도로 가장 많이 부딪히는 기업"이라며 "폴크스바겐이 주춤한 사이 신형 아반떼와 스포티지 등 신차들이 미국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의 '친환경 디젤' 이미지가 실추된 점도 한국 완성차 기업에 호재로 꼽힌다. 폴크스바겐은 유튜브 등 온라인 등에 올려놓았던 자사 디젤 엔진에 대한 홍보 콘텐츠를 모두 삭제했다.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CEO는 성명을 내고 "고객과 대중의 신뢰를 무너뜨린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현재 국내에 출시된 폴크스바겐 디젤 차종은 미국 판매 차종과 배출 가스 저감 장치나 엔진 세팅이 다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