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말그대로 무인(無人) 자동차 시대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이미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구글과 애플이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차량 호출업체인 우버(Uber)가 무인차 시대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과학기술 전문매체 IEEE 스펙트럼은 아리조나주(州)와 우버의 공동 기자회견 뒷얘기를 상세히 보도하며 우버가 공공도로에서 무인자동차 시범 주행의 스타트를 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IEEE가 구글의 무인차 주행을 점치는 것은 지난달 미국 아리조나주의 행정 명령 예고 때문이다. 아리조나주 더그 뒤시(Dug Ducey) 주지사는 우버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무인자동차에 운전자의 탑승을 의무화 하지 않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뒤시 주지사는 “운전자가 물리적으로 탑승하거나 또는 원격으로 조종하는 것과는 상관없이(regardless of whether the operator is physically present in the vehicle or is providing direction remotely) 무인차 시험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행정 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몇몇 주에서는 무인자동차 시험 주행이 가능하지만, 반드시 운전자가 동석을 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예기치 못한 기술 오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아리조나주가 공공도로에서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아도 무인자동차의 시험 주행을 할 수 있다는 방침을 미국 최초로 내놓았다.

무인 우버택시의 등장이 머지않았다.

IEEE는 아리조나주가 첨단 기술 기업에 우호적인 편이라는 점에서 우버의 향후 행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뒤시 주지사는 아리조나에서 우버가 차량공유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친(親) 우버 행보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우버도 지난 7월 아리조나에서 고객센터를 열었고 8월엔 아리조나 주립대학교에 2만5000달러를 기부하고 이 대학에 지도시스템과과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연구를 위탁하는 등 아리조나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버는 최근 회사 블로그에서 아리조나주와의 협력 사실을 전하며 “아리조나는 편안한 집과 같았다”고 말했다.

우버는 8월 아리조나주와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지금까지 무인차에 대한 별도의 발표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버가 무인차 개발 중인 정황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우버는 무인자동차의 시험주행지로 한때 해군기지가 있었던 캘리포니아주의 고멘텀기지(GoMentum Station)를 고려했다. 이는 애플이 무인자동차 시험주행 장소로 검토한 곳이다.

또 우버의 협력사인 중국의 바이두가 무인 자동차 개발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우버가 바이두와 공동으로 무인차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검색 점유율 1위 바이두는 우버에 6억 달러를 투자하고 우버와 공동으로 중국 차량 호출 앱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08년 설립된 우버는 택시와 같은 차량을 원할 때 호출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금융 회사들이 우버에 잇따라 투자하면서 우버 기업가치가 약 50조원으로 상승했다. 우버는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무인차 개발까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