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적잖게 오르긴 했지만 경전철(김포도시철도)도 들어서고 도시 정비가 좀 더 진행되면 오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래동 B공인 대표)
18일 오전에 찾은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는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와도 같았다. 김포시 운양동 일대는 대부분의 아파트가 이미 준공됐고 널찍한 도로와 녹지, 초·중·고등학교, 영화관이나 음식점과 같은 상업 시설들도 갖춰져 있어 깔끔한 신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반면, 김포 한강신도시 구래동 일대는 도로가 움푹 패이거나 균열이 간 곳이 많았고 보도블럭 사이로는 삐져나온 잡초들도 눈에 띄었다. 아파트와 상가, 경전철 등의 공사가 한창이라 대형 트럭들이 공사 현장을 수시로 드나들었고, 트럭이 이동할 때마다 흙먼지 바람이 일어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김포 한강신도시는 2006년부터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 장기동, 구래동, 마산동 일대에 조성됐다. 총 5만6000여 가구(약 15만4000명)가 입주할 예정으로 일산 신도시와 서울 강서, 마포, 여의도 일대와도 가까워 입지가 양호한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지하철 5·9호선, 공항철도 김포공항역으로 연결되는 김포도시철도가 2018년 완공 예정이고 한강과 인접한 일부 고층 단지들은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 소형 아파트 인기 높아…일부 단지는 분양권 불법 거래도 이뤄져
김포 한강신도시 분양권의 열기는 전용면적 84㎡ 이하의 소형 아파트들이 이끌었다. 최근 소형 단지의 인기가 김포 한강신도시 분양권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었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려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운양동 일대 김포 한강신도시 '대우 푸르지오 2차' 전용 67㎡는 웃돈(프리미엄)이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6000만원까지 붙었다. 전용 84㎡도 3500만~5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인근 I공인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많이 붙어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27평(전용면적 67㎡) 짜리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귀띔했다.
'한강 센트럴 자이'도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려 거래가 활발한 단지 중 하나다. 전용 70㎡는 웃돈이 1000만~1500만원 정도 붙었다. H공인 대표는 "주변 단지들이 분양가를 높게 형성한 만큼, 추석을 기점으로 프리미엄 더 붙을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리지 않은 일부 단지에선 불법 전매거래가 일어나기도 한다. 12월 전매제한이 풀리는 '대우 김포한강 푸르지오 3차'는 분양하는 1510가구 모두가 전용면적 59㎡로만 구성돼있다.
지역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 단지 바로 앞으로 중심 상업지구가 들어서고 경전철 구래역이 가까워 2000만~3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장기동 일대에 위치한 'e편한세상 캐널시티'도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지만 이미 웃돈이 붙었다. 전용 84㎡로만 구성된 이 단지는 물건에 따라 다르지만, 수로변 조망이 가능한 물건들은 50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I공인 관계자는 "대우 김포한강 푸르지오 3차나 e편한세상 캐널시티 같은 경우 중소형 구성이나 브랜드 조건 등이 좋다보니 전매제한이 풀리기 전부터 찾는 사람이 많다"며 "불법인줄 알면서도 분양권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아, 일부 업소에선 불법 전매거래도 알선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미 입주를 마친 아파트들도 전용면적이 작은 소형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뛰었다.
2013년 입주가 시작된 '반도유보라 2차'의 전용면적 59㎡는 분양 당시 2억3000만~2억4000만원이었던 집값이 2년 새 8000만~1억원이 올라 3억6000만원을 호가한다. 단지 주변 L공인 관계자는 "실제 거래도 3억5000만원 선에서 이뤄져 호가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운양동 '롯데캐슬'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용면적 84㎡을 기준으로 분양가보다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7000만원까지 올라 4억2000만원을 호가한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단지들은 단지 바로 앞으로 운양역이 생기는 초역세권인데다 서울과의 접근성도 좋아 가격이 많이 오른 편이다.
구래동 'LH 한강 센트럴리버' 아파트도 분양가에 비해 평균 2500만~5000만원 이상 올랐다. G공인 관계자는 "LH 한강 센트럴리버는 초기 분양가가 3.3㎡ 당 800만원 선으로 인근 단지들 보다 20% 가량 낮았기 때문에 많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얘기했다.
◆ 같은 단지라도 집값 천차만별
주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소형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이 많이 붙긴 했지만 웃돈이 붙은 단지라고 무턱대고 투자하기엔 위험이 있다 조언한다. 같은 단지라도 동, 호수, 위치, 크기 등에 따라 프리미엄이 붙지 않거나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B공인 관계자는 "센트럴 자이의 경우 전용 70㎡는 P(프리미엄)가 1500만원까지 붙었지만 전용 84㎡는 프리미엄이 제로인 물건도 많다"며 "한강신도시 내 일부 대형 아파트들은 미분양이 많아 할인 분양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같은 김포 한강신도시지만 경전철역이나 상업지구와 먼 곳에 있는 단지도 프리미엄과는 거리가 멀다. I공인 관계자는 "Ac-16구역에 분양한 'KCC 스위첸 2차'는 다른 단지들에 비해 지리적으로 전철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미분양이 됐다"며 "Bc-03구역의 '반도 3차'도 프리미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통 문제는 김포 한강신도시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로 보인다. 김포 한강신도시 내 단지들은 분양 광고를 할 때 "서울 도심까지 30~40분" 등과 같은 문구를 주로 사용했다. 한강신도시 내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거짓말은 아니지만 차가 밀리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서울 강남까지 최소 1시간 30분은 걸린다고 했다.
K공인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에 버스나 자동차를 타면 극심한 교통 체증을 겪을 확률이 높다"며 "교통 문제만 해결되면 이주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공인 관계자는 "서울의 높은 집값에 떠밀려오듯 이사왔다가 교통 스트레스를 못 이기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며 "2018년 경전철이 뚫려 김포공항역까지 빠르게 가는 방법이 생기면 교통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