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업무 유암코에 맡기자" 은행권 건의, 금융위 수용
유암코 확대 개편해 기업구조조정…산은·수은도 주주로 참여

은행 부실채권(NPL)처리회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맡는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던 민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은 백지화됐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유암코의 주주로 참여한다. 지금은 신한·국민·하나·기업·농협·우리 등 6개 은행이 주주다. 유암코의 주주가 8개 은행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17일 금융위는 시중은행이 주주인 유암코를 확대 개편해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맡기자는 은행권의 건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유암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은행권의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신한, 국민, 하나, 기업이 17.5%씩, 우리와 농협이 15%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국책은행인 산은과 수은은 기존 주주인 은행들로부터 소규모씩 지분을 인수하거나 아예 신규 출자에 나설 계획이다. 만약 신규 출자에 나설 경우 산은, 수은은 1200억~1300억원을 투자한다. 이 경우 은행권과 같은 10%대 중후반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암코는 결국 은행들의 회사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지 TF에서 논의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6월말 기준 유암코의 자기자본은 7073억원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해 당장 은행들이 출자할 필요는 없는 상태다. 다만 유암코 설립 때 주주 은행들이 약정한 총 1조원 출자중 4800억원만 출자된 상태라 추후 은행들은 5000억원을 추가 출자해야 한다. 대출약정도 현행 2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들 은행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의 모델이 유암코와 별반 다르지 않은데다 당장 수천억원의 출자도 부담스러워 유암코 확대 개편 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초 유암코 확대개편안도 검토했으나 유암코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신설 방안을 추진한 것"이라며 "그러나 은행들이 '유암코 매각을 중단하고 확대 개편하겠다'고 제안해와 수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유암코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뱅크를 운영하고 있고, 다수의 기업재무안정 PEF를 운용한 경험이 있다"면서 "유암코의 우수한 구조조정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암코는 이미 PEF를 만들어 기업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말 유암코워크아웃제일차기업재무안정PEF는 제지업체 세하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세하는 유암코 관리 하에 착실히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가 구상했던 민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의 사업모델은 유암코에 그대로 적용된다. 유암코는 구조조정, 유동성 지원, 자구계획 지원 등 3개 목적별로 사모펀드(PEF)를 만들고 구조조정사업을 추진한다. 은행으로부터 부실기업 채권을 한꺼번에 사들인 뒤 정상화해 매각하는 구조조정PEF가 우선적으로 만들어진다.

한편 유암코 매각 작업은 중단된다. 유암코의 주주인 6개 은행은 지분을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현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파인스트리트 컨소시엄과 발벡, 보고펀드-올림퍼스캐피탈 컨소시엄,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하나대투증권 컨소시엄, BNK금융지주 등 5곳이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로 선정돼 실사가 진행중인 상황이었다.

금융위는 산업 수출입 국민 신한 등 8개 은행과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출자 1조원, 대출 2조원 등 최대 3조원을 투입하는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를 11월중 설립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