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복용하면 일부 환자에게서 당뇨병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알려진 '스타틴(Statin)'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발표됐다. 스타틴 계열이라도 일부 치료제는 당뇨병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스타틴 계열 약물은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고지혈증 치료 효과를 낸다.
오다와라 마사토 도쿄대 의대 교수팀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4회 국제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 "피타바스타틴 성분의 고지혈증 치료제는 스타틴 계열이지만 당뇨병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타틴 계열 약물은 고지혈증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이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일부 환자는 제2형 당뇨병이 생기는 부작용을 겪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런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경고 문구를 제품에 넣으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부작용이 있음에도 스타틴 계열 약물이 많이 쓰이는 것은 효능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부작용과 관련된 소송이 느는 등 환자의 불안감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8월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가 제2형 당뇨병에 걸려 소송을 제기한 건수가 1000건에 육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오다와라 교수팀은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일본인 환자 1269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피타바스타틴 성분의 치료제는 당뇨병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1269명의 환자를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을 한 환자군과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서 피타바스타틴 성분의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군으로 나눠 누적 당뇨병 발병률을 확인했다. 그 결과 피타바스타틴 성분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오히려 18%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다와라 교수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인의 당뇨병 발병률이 높은 만큼 스타틴 계열 약물을 주의할 필요는 있다"면서 하지만 모든 스타틴 계열 약물이 부작용이 있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결과"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4만여 명이던 국내 고지혈증 환자 수는 지난해 139만여 명으로 늘었다. 생활수준이 향상하고 서구화된 식습관이 늘어난 것 등이 이유로 꼽힌다.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7800억여원으로, 이 중 스타틴 계열 제품의 처방액이 95.6%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