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미국시장조사기관 'LMC오토모티브'

14일(현지 시각)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야제(前夜祭)를 시작으로 제66회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막(幕)이 올랐다. 격년제인 이번 모터쇼는 27일까지 열리는데 공개되는 신차만 210대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모터쇼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기술(tech)'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다. 특수 강판은 물론 정보기술(IT)·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신차와 럭셔리급 프리미엄 SUV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모터쇼의 축제 분위기 뒤편에서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첨단 테크카'와 'SUV'의 향연(饗宴)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차량은 주행(走行) 중 일정 속도가 되면 자동으로 모양이 변하는 일명 '트랜스포머 카'이다. 현지에선 "차량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은 차"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이 14일 오후 공개한 '콘셉트 IAA'가 바로 '트랜스포머 카'이다. 4도어 쿠페인 이 차는 주행 중 시속 80㎞에 도달하면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는 모양으로 변형된다.

제체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 0.19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공기저항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차체에 부딪히는 공기의 저항이 적다는 의미다. 현재 대다수 승용차의 공기저항계수가 0.3 안팎이다.

롤스로이스는 시속 50㎞ 주행 시 지붕을 여닫는 데 22초밖에 걸리지 않는 4인승 럭셔리 오픈카 '돈(Dawn)'을 전시했다. 이탈리아 수퍼카 메이커 페라리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에 걸리는 시간)이 3초에 불과한 '488 스파이더'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벤츠가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사상 처음 공개하는 일명'트랜스포머 카'인'콘셉트 IAA'.

전기차 분야에서는 이번 모터쇼 참석을 포기한 미국 테슬라 자리를 독일 업체들이 매웠다. 아우디는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콘셉트카 'e-트론 콰트로'를 사상 처음 공개했고 BMW는 최대 출력 326마력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뉴 740e'를 선보였다. 하이브리드카의 원조인 일본 도요타는 '프리우스' 차세대 모델을 처음 내놓았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을 공식 론칭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등 자동차 경주대회 참가 등을 통해 고성능 차량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현대차는 N브랜드를 보여주는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 유럽전략형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i20 액티브', 자동차와 스마트폰 연계 시스템인 안드로이드 오토를 적용한 'i40' 등을 선보인다.

벤틀리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제작한 SUV 차량인'벤테이가'. 가장 비싸고 가장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자동차 시장 정체?

세단(sedan)만 고집하던 프리미엄 메이커들도 SUV 모델들을 선보인다. 벤틀리가 만든 최초의 SUV '벤테이가'가 이를 상징한다. '벤테이가'는 한국인인 이상엽(46) 외장 및 선행 디자인 총괄 책임자가 디자인을 총책임졌다. 수(手)작업으로 제작하는 벤테이가는 6.0리터(L) 12기통 엔진을 장착, 최고 608마력에다 제로백 4.1초, 최고속도 301㎞의 성능을 갖췄다. 벤틀리 관계자는 "현존하는 SUV 가운데 가장 빠르고 가장 럭셔리한 차량"이라고 밝혔다.

영국 브랜드 재규어가 내놓은 자사 최초의 SUV인 'F-페이스(pace)'는 영하 섭씨 40도의 스웨덴 북극 지방과, 영상 50도의 두바이 사막에서 차량 성능 시험을 거쳤다. 지금까지 220만대가 팔린 베스트셀링 SUV인 렉서스의 RX 시리즈의 4세대 모델 'RX350'와 인피니티의 콤팩트 SUV 'Q30 프리미엄'도 유럽과 세계 최초로 각각 공개된다.

하지만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정체 상태 진입과 중국 시장의 성장 감소세는 우울한 소식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LMC 오토모티브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을 작년보다 0.6% 늘어난 8800만대로 전망했다. 중국 내 자동차 총판매량의 경우 올 2월 2500만대인 예상치를 이달 들어 2410만대로 90만대 축소했다. 브라질과 러시아의 올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은 1년 전 대비 20%, 36% 줄었다. 미국도 조만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