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55개국에서 6800만명이 내려받고 한 달에 850만명이 이용하는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든 한국 회사가 있다. 몰디브, 픽스플레이, 루키캠 등 모바일 사진 앱 전문 회사 '젤리버스'다. 이 회사 김세중(35·사진) 대표는 "지금도 몰디브 등 우리 앱 3가지가 전 세계에서 매일 6만 건씩 다운로드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회사 넥슨에 다니던 김 대표는 애플의 온라인 콘텐츠 매장 '아이튠스 스토어'를 보면서 변화를 직감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면 제2의 인터넷 혁명이 일어나겠다"고 판단, 2009년 젤리버스를 창업하고 모바일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때만 해도 한국은 소프트웨어나 앱을 돈 주고 사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기왕이면 글로벌하게 진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 소비자가 좋아하는 형태의 사진 앱을 만들어 미국 앱스토어에 먼저 올렸어요."
김 대표는 "전 세계 10대 소녀들을 주 고객층으로 삼았다"고 했다. 스마트폰 문화가 10대, 그중에서도 여학생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자애들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게 사진 찍고 재미있게 꾸미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페이스북 등에 올리는 겁니다. 사진으로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고 싶어 하거든요. 그걸 도와주는 다양한 디자인 도구를 개발한 게 성공 비결 같아요."
몰디브는 사진을 잡지 표지나 기사처럼 꾸며주고, 픽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포토샵'처럼 여성들이 얼굴이나 피부 형태를 보정할 수 있는 앱이다. 루키캠은 카메라를 찍자마자 메시지를 첨부해 친구들에게 보낼 수 있게 해준다.
"몰디브 앱은 영국에서 교육자협회의 공식 앱으로 선정됐어요. 과학 원리를 설명할 때 여러 가지 사진을 합치거나 학생들 사진을 포스터로 만드는 등으로 쓰입니다. 프랑스에서는 패션 잡지 에디터들이 사진을 편집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고해상도 사진을 처리할 수 있어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도 많이 씁니다."
젤리버스는 일본 등에 진출해 현재 18개국 언어로 서비스한다. 중동과 러시아, 프랑스에서는 "메뉴의 표현이 이상하다"며 회사로 이메일을 보내 정확한 단어를 알려주는 열성 사용자들도 있다. 사진 이미지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조만간 영상 처리 앱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세중 대표는 회사가 흑자를 내기 시작한 2012년부터 매년 2~3회씩 전 직원 11명을 데리고 미국·싱가포르 등 해외 출장을 다닌다. "직원들이 가장 좋아했던 출장은 미국 뉴욕이었어요. 당시 애플 매장에 우리 회사 앱이 설치돼 있는 것을 보더니 직원들이 '더 잘하고 싶다'며 저절로 동기 부여가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