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가 제대로된 투자운용원칙 없이 2000억원 가량을 고위험 구조화상품에 투자했다가 이자수익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무보 감사실의 '재무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무보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연계된 구조화상품에 총 1900억원(5월말 기준)을 투자했다. 이 상품은 CD 금리가 일정범위 이내에서 유지되면 일반 금융상품 보다 높은 이자를 받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면 이자를 받지 못하는 채권이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4~7월(1400억원)에 집중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하하면서 CD 금리가 약정범위를 이탈해 투자액 1900억원중 1700억원은 2014년 10월부터, 200억원은 지난 3월부터 이자수익이 전혀 없는 상태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 장기 무이자 상태가 발생할 수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고위험 구조화상품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자운용원칙이 허술했다는 점이다. 현재 무보는 채권운용한도 1조5000억원 내에서 자금부장이 재량적으로 구조화상품 운용한도를 정하고 있다.
감사보고서는 "일반 채권투자보다 투자위험성이 높은 구조화상품에 대해서는 고도화된 상품구조에 내재돼 있는 수익성과 위험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투자하도록 구조화상품 운용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금운용의결기구인 금융자산운용위원회에서 구조화상품 운용한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구조화상품에 대한 세부 운용원칙이 없고 개별 투자품의서에도 기초 자산 범위 설정, 조기상환권 행사조건 등 수익률을 결정하는 중요사항에 대한 검토내용이 없어 투자당시 시장분석과 리스크관리가 충분했는지 파악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무보 감사실 관계자는 "투자를 하려면 어떤 상품에 얼마를 투자할 지에 대한 메뉴얼화 된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소수의 판단에 따라 구조화상품 투자가 결정되고, 특정 시기에 투자가 몰린 부분이 있다"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했겠지만 재량적으로 결정한 것이 결과적으로 오해를 사지 않도록 투자원칙을 규정화, 메뉴얼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