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포스코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권오준) 회장을 위시해 현재 경영진의 역량은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의사결정을) 수행하기에 역부족이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7일 조선비즈가 단독 입수한 포스코 내부 문건은 포스코의 최근 어려움이 권오준 회장의 잘못된 리더십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건은 권 회장이 정준양 전 회장의 잘못된 투자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장본인이라며, 권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건은 “제철소 현장과 국내외 철강시장을 모르는 회장에 더해 본부장급 이상 주요 경영진 중 현장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리드하는 사람, 국내외 철강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문건은 이어 “현재 포스코 그룹은 심각한 경영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응급수술이 필요한데 회장은 경영과 상관없는 솔루션 마케팅 등을 포장하며 테크니컬 리더십이라는 자기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한다”고 비판했다.

문건은 또 “(권 회장이 제안한) 마그네슘(옥계), 리튬(볼리비아, 아르헨), 고망간(포스하이메탈), 몰리브덴(영월), 고순도알루미나(포스하이알), SNG, 연료전지(포스코에너지) 등 신사업은 권 회장이 리스트(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서 연구하고 기획해 정 회장에게 적극 건의하고 투자했으며, 포스코에 막대한 손실을 안긴 투자들”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건은 현재 포스코 경영진에 대해 “기존 이너써클 출신으로 공급우위 시장에 적합한 인력들이고, 지금과 같이 투자 및 금융 관련사항 등 그룹의 산적한 난제들과 향후 장기간 이어질 철강시장 침체에 대응할 역량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방사선 전문의가 응급 수술이 필요한 포스코를 집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건은 포스코 내부 이너써클의 실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건은 “서울대-금속라인, 제강라인(제강부장 출신들로 구성된 제연회)이 포스코를 전횡해왔다”라며 “포스코는 최근 인사를 통해 잘못된 투자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정리했다고 했으나 서울대, 금속학과, 박사 출신인 권 회장의 심복들은 그대로 건재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문건은 이들 측근 중심의 인사에 대해 “권 회장은 인사 때마다 BH(청와대) 지시라는 말로 자신의 인사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