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내에 최근 경영진의 무능력을 고발하는 내부 문건이 나돌아 파장이 커지고 있다.

7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포스코 사내 문건에는 권오준 회장의 무능력을 지적하는 내용과 함께 권 회장이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권 회장을 비판하는 사외이사와 퇴직 임직원들의 입장까지 함께 담은 문건이 퍼지자, 포스코 직원들 사이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문건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건은 “포스코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권오준 회장에게는 과거의 투자들과 산적한 그룹의 난제들, 특히 자신이 추진한 잘못된 투자들에 대해 결단할 의지도 역량도 보이지 않는다”며 “무능하고 개인영달을 추구하는 최고경영자로 인해 포스코가 회복 불가능한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조속한 결단과 과감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건은 권 회장뿐만 아니라 현 경영진의 자질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문건은 “권 회장은 실험실에서 근무했을 뿐 제철소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닌데다 포스코 그룹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없고, 더욱이 정준양 전 회장 시절 대거 추진하고 현재까지 포스코에 막대한 손실을 안긴 신소재, 에너지 투자를 제안했던 장본인”이라며 “회장뿐만 아니라 본부장급 이상 주요 경영진 중 현장을 파악하고 국내외 철강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건은 이어 권 회장이 회사의 심각한 경영상태를 정확하게 해결해나가려 하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문건은 “포스코는 최근 인사를 통해 잘못된 투자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정리했다고 했으나, 정작 책임져야 하는 이들은 건재하다”면서 “권 회장은 본인 재임기간 동안 문제 없이 보내고 손에 피 묻히지 않기를 추구하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문건은 권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포스코 이해 관계자들의 반응도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포스코 사외이사들은 지난 7월 15일 그룹의 쇄신안 발표에 앞서 권 회장에게 명확한 거취를 밝히라고 요구했으나, 권 회장이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현 사외이사나 전 고위관계자들은 “포스코 이사회 구성원으로 있다가 민족의 큰 죄인이 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거나 “권오준의 역량으로는 현재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문건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