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독일 미디어그룹 악셀슈프링어와 손잡고 새로운 뉴스 서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악셀슈프링어는 우파 성향의 종합지 디벨트와 유력 일간지 빌트 등 200여종의 신문과 잡지를 발행하는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이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이달 3일부터 독일과 폴란드의 삼성전자 단말기 사용자들에게 뉴스 응용프로그램(앱) '업데이(UPDAY)'를 시범 버전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업데이는 사용자가 꼭 알아야할 주요 뉴스와 평소 사용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뉴스를 제공해주는 앱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에서 이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이 자사 고객에게 제공하는 맞춤형 뉴스 앱 '뉴스'와 비슷한 방식인 셈이다.

단, 업데이는 삼성전자 단말에 기본 탑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애플 뉴스와 다르다. 업데이 사용을 원하면 앱장터에서 별도로 내려받아야 한다. 애플 뉴스는 iOS9 버전부터 애플 기기에 기본 탑재되고 있다.

업데이는 삼성전자와 독일 악셀슈프링어의 합작품이다. (왼쪽부터) 마티아스 도프너 악셀슈프링어 최고경영자와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

삼성전자와 악셀슈프링어는 업데이 베타 버전 공개를 이틀 앞둔 지난 1일 독일 베를린에서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 관계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과 마티아스 도프너 악셀슈프링어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도프너 CEO는 "두 회사가 지난 몇 년 간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에 대한 논의를 자주 나눴다"고 말했다. 엄용훈 삼성전자 유럽법인 CEO는 "악셀슈프링어의 디지털 출판 역량과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술력이 어우러져 획기적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내년 초 업데이 정식 버전을 출시하고 유럽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재 독일어와 폴란드어 편집팀만 있지만, 내년에는 유럽 각국마다 편집팀을 둔다는 계획이다.

업데이는 사용자가 알아야 하는 뉴스(Need to know)와 알고 싶어하는 뉴스(Want to know)를 각각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알아야 하는 뉴스는 악셀슈프링어의 업데이 전담 편집팀이 선별해 제공하는 그날의 가장 중요한 이슈들이다. 사용자가 기사를 누르면 해당 매체의 웹사이트로 연결돼 기사 원문을 볼 수 있다.

알고 싶어하는 뉴스는 사용자가 미리 지정한 관심 분야의 소식들이다. 콘텐츠 수집은 각 매체의 RSS 피드를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업데이 앱은 자체 알고리즘을 활용해 수많은 뉴스 가운데 사용자에게 전달할 소식을 추린다. 이른바 '애그리게이터(aggregator)'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악셀슈프링어가 함께 만든 업데이는 애플이 선보인 '뉴스'(사진) 서비스와 비슷하다. 단, 애플 뉴스가 애플 기기에 기본 탑재되는 것과 달리 업데이는 앱장터에서 따로 내려받아야 한다.

IT와 뉴스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애그리게이터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온 악셀슈프링어가 업데이 앱 운영을 통해 스스로 애그리게이터가 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악셀슈프링어는 지난해 6월 자국 언론사들과 함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 온라인 검색업체들은 뉴스 검색으로 벌어들인 수익의 11%를 콘텐츠 사용료로 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도프너 CEO는 지난해 4월 독일 일간지 FAZ에 쓴 기고문에서 "전세계 온라인 검색시장은 몇몇 검색엔진이 독점하고 있다"며 "구글이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검색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시선에 대해 악셀슈프링어 측은 "콘텐츠를 만든 매체의 인접 저작권(Ancillary Copyright Law)을 인정하고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이 2013년 통과시킨 인접 저작권은 '로열티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콘텐츠는 발행 후 1년 동안 무단 공유할 수 없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사실상 구글을 겨냥해서 만든 법이다.

크리스토프 케제 악셀슈프링어 부사장은 "업데이 운영은 우리가 구글에게 요구했던 방식대로 할 것"이라며 "이 분야에서 좋은 선례를 남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