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000건 돌파 전년비 24.6% 늘어…수령액 동일조건때 2011년대비 7.9% 감소

고령화 시대를 맞아 주택연금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저금리,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인해 연금 실수령액이 감소하는 상황인데도 신청자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집을 제외하면 마땅한 노후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자녀에게 집을 물려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금융권은 분석한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제공한 뒤 매달 고정적인 생활자금을 연금식으로 받는 장기주택저당대출이다.

3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주택연금 신청건수는 지난 8월말까지 4041건으로 4000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1~8월 수치와 비교하면 24.6%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전체 신청건수 5039건의 80%를 넘어섰다.

올들어 8월말까지 보증공급액은 4조4265억원이다. 보증공급액은 주택연금 신청자가 100세까지 생존할 것을 가정하고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에 보증하는 금액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통상 주택연금은 설, 추석 등 명절 때 가족회의를 거쳐 신청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이달 추석이 끝나면 다음달부터 다시 빠른 속도로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청건은 2007년 도입 당시 515건, 2008년 695건에 그쳤지만 2012년 이후 가파르게 늘기 시작해 8월말 기준 전체 신청건수는 2만6675건에 이른다. 주금공은 현 추세를 이어갈 경우 주택연금이 대표적인 노후 대비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월 수령 금액은 4년째 감소하는 추세다. 기대수명이 늘고 있는데다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평균 연령이 72세이며 평균 2억8000만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받는데 이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2011년엔 월 평균 108만3000원을 받았지만 현재는 99만7000원으로 줄었다. 4년새 7.9% 감소한 셈이다. 주금공은 2011년 이후 매해 수령액을 1.2~2.8%씩 낮췄다.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상반기 중에만 2차례 인하돼 내년 수령액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주금공 관계자는 "수령액은 장기주택가격상승률과 연금산정 이자율, 통계청 생명표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주택연금 활성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을 가입 대상에 포함하고 주택소유자가 60세 이상이어야 했던 조건도 부부 중 한명이 60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도록 완화된다. 9억원 이상 주택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하되 주택가치는 9억원까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또 보유 주택이 재건축·재개발돼도 주택연금 계약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