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 멤버를 내세워 소나기골을 노린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4위)이 3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라오스(177위)를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6월 미얀마와 벌인 1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1승(승점 3)으로 G조 1위를 달리고 있다.

5개 팀씩 8개 조로 나눠 펼쳐지는 2차 예선에선 각 조 1위 8개 팀과 2위 팀 중 상위 4팀 등 12개 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한다. 미얀마·라오스·쿠웨이트·레바논과 함께 한 조에 속한 한국이 확실하게 조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선 라오스와 같은 약체팀을 상대로 최대한 많은 골을 뽑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지난 동아시안컵에선 3경기 3골로 시원한 공격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기성용, 이청용, 손흥민.

라오스전 대승을 위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3인방이 나선다.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다. 라오스전에 세 명이 모두 선발로 나선다면 지난 1월 호주아시안컵 오만전 이후 8개월 만의 동시 출격이다. 그동안 이청용과 기성용이 부상으로 대표팀을 들락날락하며 '쌍용'의 시너지를 볼 수 없었다.

지난 6월 무릎 수술 여파로 미얀마전에 결장한 기성용은 다시 대표팀 '캡틴'으로 돌아왔다. 중앙 미드필더로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을 주로 맡는 그는 이번 라오스전에서는 더 공격적인 역할을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을 맞아 라오스가 뒤로 잔뜩 물러서 밀집 수비를 펼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후방에서 기습적으로 침투한 기성용의 발끝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다. 지난 시즌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 골인 8골을 터뜨리며 매서운 공격력을 과시한 바 있다.

기성용은 라오스전을 앞둔 훈련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과감하게 슈팅을 날렸다. 이번 달 딸이 세상에 나오는 기성용은 "책임감을 더욱 느낀다"며 "라오스전에서 대승을 거두고 레바논전(8일)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청용은 슈틸리케 감독이 라오스전 필승 해법으로 제시한 측면 공략의 임무를 맡는다. 골문 앞을 촘촘히 막아설 라오스의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선 측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형적인 윙어로 분류되는 이청용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청용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단 한 번도 선발 출전하지 못할 정도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도 캐피털원컵(리그컵)에서 시즌 1호 골을 신고하는 등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다. 라오스전에서 초반 생각대로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A매치 67경기를 소화한 이청용의 풍부한 경험이 빛을 발할 수 있다.

'400억의 사나이' 손흥민은 이적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3일 라오스전만 뛰고 8일 레바논 원정에는 함께하지 않는다. 지난 6월 미얀마와 벌인 1차전에서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 골을 터뜨렸던 그는 이번에도 대표팀 에이스로 한국 공격을 이끈다. 원톱으로는 포르투갈 리그에서 뛰는 석현준이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라오스전에선 패스 성공률을 높이면서 수비 뒤 공간을 노리는 전략으로 나서겠다"며 "진지하게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