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리기산이 지난 7월 도입한 중국인 전용 열차의 화장실 사용법 안내도.

스위스 알프스 유명 휴양지에 중국인 전용 특별열차가 도입됐다. 현지인 관광객들이 "중국인 관광객들이 열차를 지저분하게 쓴다"고 거세게 항의하자 내린 일종의 '격리 조치'다.

알프스 산맥의 리기(Rigi)산은 '산들의 여왕'이라 불린다. 산악 열차를 타고 정상에 올라가면 만년설이 쌓인 산맥과 푸른 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대자연 속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려는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요즘 이곳을 찾는 방문객의 절반은 중국인이다. 리기산 관리 당국이 6년 전 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 불교 4대 명산인 어메이산(峨眉山·아미산)과 제휴해 중국에서 홍보를 시작한 덕분이다. 늘어난 관광 수입만큼 "중국인들 때문에 못 견디겠다"는 현지 방문객들의 불만도 폭증했다. 현지 신문 블릭은 "중국인들이 산악 열차 안 통로를 막은 채 사진을 찍고, 옆 좌석에 발을 올린다"며 "심지어 바닥에 침을 뱉기도 한다"고 전했다. 양변기 좌석 위에 쪼그리고 앉아 볼일을 봐 화장실이 더러워졌다는 불평도 나왔다. 리기산 철도 관리인 페터 페니거씨는 "날씨가 좋을 때만 산에 오르는 스위스인들과 달리, 악천후에도 산을 찾는 중국인들은 훌륭한 고객"이라면서도 "그들의 '강한 존재감'은 우리의 당면 과제"라고 했다.

고심 끝에 리기산은 지난 7월부터 중국 등 아시아 단체 관광객을 위한 특별열차를 도입했다. 이 특별열차는 화장실을 더 자주 청소하고, 변기 및 쓰레기통의 올바른 사용법도 그림으로 알려준다. 현지 언론은 "9월에는 특별열차가 일주일에 20편으로 증편될 예정"이라며 "그렇다고 중국인들의 일반 열차 탑승이 금지되는 건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