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개별소비세 인하를 결정한 데 대한 화답으로 자동차 업계가 다음 달 초 추가 할인 정책을 내놓는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의 차값 할인 혜택에다 정부의 세금 인하까지 겹쳐 올 하반기가 새 자동차를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적기(適期)가 될 전망이다. 올 하반기에 국산·수입차를 망라해 40여종의 신차(新車)가 새로 등장하는 것도 주목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이달부터 올 연말까지 신차들이 줄줄이 쏟아진다”며 “자동차 업체들이 치열한 마케팅·가격 경쟁을 벌여 국내 자동차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폴크스바겐 등 다음 달 100만~200만원 싸질 듯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으로 차값이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440만 원까지 할인된다. 현대차의 아반떼 1.6 스마트는 32만원, 기아차의 K5 2.0 프레스티지는 46만원, 현대차의 그랜저 3.0프리미엄과 에쿠스 5.0 프레스티지는 204만원 할인된다.
수입차의 경우엔 차값이 비싼 만큼 할인액이 더 크다. 폴크스바겐의 골프 2.0TDI는 45만원, BMW 520di는 60만원 할인된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마이바흐 S600은 440만원 할인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기아차는 다음 달 1일 차종(車種)별로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인하분과 별도로 차 판매 가격을 추가 할인하는 세부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일부 차종은 최대 개소세 인하분만큼을 더 깎아주는 ‘1+1 할인’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쏘나타 2.0 스마트’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로 47만원 할인된다면 비슷한 금액을 현금 할인이나 상품권·사은품 지급 등의 방식으로 추가 할인해줘 총 94만원의 할인 효과가 생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에 나오는 신차에 대해 무이자(無利子)나 저금리 할부로 차를 구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형 모델에 대해 더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를 계기로 내수 경기 활성화를 목표로 대규모 구매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30일 “인기 모델인 소형 SUV 티구안에 대해 개별소비세 인하분 외에 최대 50만원을 추가로 할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티구안은 100만원 가까이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벤츠·BMW·아우디 등도 추가 할인 방안을 마련해놓고 글로벌 본사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할인까지 적용할 경우 다음 달 판매 가격이 기존 대비 100만~200만원 정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 변경 모델 등 40여종 新車 쏟아져

올 연말까지 신차도 대거 출시된다. 예년과 달리 업체별로 주력 차종의 완전 변경 모델이나 국내 첫 출시 차종 등이 많다.
다음 달 출시되는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와 기아차의 '신형 스포티지'가 특히 돋보인다. 신형 아반떼는 2010년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6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다. 지난 26일부터 사전 계약을 시작했으며 다음 달 9일 출시된다. 기아차도 다음 달 15일 신형 스포티지 판매에 돌입한다. 쌍용차는 다음 달 7일 렉스턴과 코란도 투리스모를 내놓는다.

수입차 업체도 신차 출시 대열에 합류한다. BMW는 다음 달 7일 준중형 세단인 3시리즈 부분 변경 모델을 공식 출시한다. 3시리즈는 5시리즈에 이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 모델이다. 렉서스는 다음 달 1일 '강남 쏘나타'로 불렸던 '신형 ES'를 내놓는다. 닛산은 지난 26일부터 대형 세단 '맥시마'에 대한 사전(事前) 계약을 받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우리나라가 첫 출시 국가이다.
/이혜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