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병 들고 노숙하던 공무원, 시민이 경찰에 신고
음주 뺑소니 2명 적발…"공무원 어떻게 볼까 걱정"
지난 7월 한 달간 세종시에서 공무원의 음주 관련 민원이 접수돼 경찰이 출동한 경우가 7건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종시 공무원의 음주 뺑소니 사고도 최근에 2건이 발생해 세종시 공무원의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세종경찰서와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지난달 공무원의 음주와 관련해 시민의 신고 등으로 경찰이 출동한 건수가 7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 공무원은 양주병을 들고 길에서 잠이 들었다가 시민의 신고로 귀가 조치됐고 또 다른 공무원은 술에 취해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르는 등 행패를 부리다가 집주인에 의해 경찰에 신고된 일이 있었다"며 "경찰이 출동해도 모두 신원 조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공무원증을 몸에 소지하고 있어 공무원인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공무원도 2명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경찰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한창이던 5월말부터 6월에는 음주 단속을 하지 않았지만 메르스가 진정되기 시작한 7월에 음주 단속을 재개했다. 세종경찰서 관계자는 "공무원의 음주 뺑소니 사고가 얼마나 있었는지는 얘기하기 어렵지만 음주 사고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세종시 공무원들의 음주 사고가 잦은 이유 중 하나는 가족과 떨어져 세종시에 혼자 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종시에 오피스텔을 마련해 일주일에 2~3일을 세종시에 머무른다는 중앙부처의 한 과장은 "청사가 과천에 있을 때는 집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술자리가 일찍 끝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세종에서 혼자 잘 때는 늦게까지 마시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에 사는 한 사무관은 "미혼인 공무원들은 일이 끝나면 딱히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세종시에 있는 공무원들끼리 술을 마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공무원의 음주 사고가 자주 발생하면 공무원의 품위뿐만 아니라 국가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경찰이 출동한 사건은 대부분 시민이 신고한 것들인데 시민이 공무원을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안 그래도 세월호 참사 이후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데 더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