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이 15년 만에 새 주인을 찾는다.

산업은행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KDB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을 묶어 팔거나 개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된 이후 채권단 손을 거쳐 산업은행이 KDB대우증권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산업은행은 KDB대우증권 전체 지분의 43%를 가지고 있다.KDB자산운용에 대해선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 몸값 2조원 가뿐히 넘길 KDB대우증권…15년만에 새 주인 찾는다

KDB대우증권은 1970년 동양증권으로 설립됐다. 대우실업이 1973년 동양증권을 인수하며 '대우' 간판을 달기 시작했다. 1983년엔 삼보증권을 흡수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세계 경영'을 모토로 삼았던 대우그룹이었던만큼, KDB대우증권도 우즈베키스탄, 헝가리, 베트남, 인도 등 여러 국가로 뻗어나갔다.

하지만 이후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KDB대우증권의 주인은 채권단으로 바뀌었다. 이후 15년간 민영화 추진과 중단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이날 산업은행 이사회가 매각을 확정한만큼 KDB대우증권은 새 주인을 맞이할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조속한 시간 내 매각을 추진하되 매각가치 극대화와 국내 자본시장 발전을 고려해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의 몸값은 2조원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장사인만큼 최근 3개월 주가에 연동돼서 몸값이 정해지기 때문에 매각가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이날 종가가 1만1750원인만큼, 시가총액만 1조6500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도 더해져야 한다. 통상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은 20~30% 가량이 붙는다.

◆ KDB대우증권 누구 품에 안길까…3파전 양상

KDB대우증권은 누구 품에 안길까. 현재로서는 국내 금융사와 사모펀드(PEF)사, 중국계 금융그룹 등이 KDB대우증권의 새 주인으로 올라설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누구 품에 안기든지 국내 증권업계에 지각변동은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이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총자산 30조원 규모의 국내 2위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증권사 중에서는 KB금융이 가장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도 NH금융에 밀린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KB금융은 KB손해보험(전 LIG손보)의 자회사인 LIG투자증권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작업이 KDB대우증권 매입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을 사들인 이후 단숨에 도약한 것을 본 뒤라 KB가 KDB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외 한국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도 잠재 매수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중국 최대 증권사를 운영하는 시틱그룹도 KDB대우증권에 관심을 두고 있다. 산업은행 측도 외국계 투자자라도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면 크게 차이를 두지 않겠다고 한 만큼 시틱그룹이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 국내 한 증권사의 고위 임원은 "막강한 현금력을 바탕으로 베팅을 통 크게 해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PEF)도 관심이 큰 편이다. 최근 사모펀드의 현금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국내 PEF의 한 관계자는 "투자액 소진이 워낙 급한 문제고 대우증권이라면 어느 정도 계산이 맞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다만, 사모펀드가 직접 주인이 된다기보다는 다른 곳과 컨소시엄을 맺고 자금을 융통해주는 정도로 짜여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