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이 부담 없이 살 집을 공급하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했던 행복주택 사업이 삐걱대고 있다. 목동 행복주택 시범지구가 해제되고, 송파와 잠실에서 시범지구 해제요청이 잇따르고 있는가 하면 공릉도 애초 계획보다 사업 규모가 반 토막이 났고 주민 반발도 심하다. 하지만 국토부는 여전히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토부는 17일 "행복주택 일부 시범사업의 경우 시행 초기 관련 제도가 미비해 갈등이 발생했지만, 현재는 제도를 개선해 갈등 없이 6만4000가구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2017년까지 14만가구를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는 "기존 목동시범지구 해제는 지자체·주민과의 협의과정으로 양천구에서 공문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기로 약속해 우선 기존 지구를 해제한 것이며, 공릉은 이미 지자체·주민과의 협의를 거쳐 사업승인을 받은 상태로 계획대로 연내 착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행복주택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 분위기는 국토부의 인식과는 사뭇 다르다. 행복주택 사업이 추진 중인 노원구 공릉지구의 경우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목동지구가 대체 부지를 선정할 때까지 공릉지구 행복주택 사업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동과 공릉지구 모두 주민 반발이 심한 상태에서 목동 행복주택 시범지구만 해제된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황규돈 공릉지구 행복주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토부가 그동안 행복주택 지구해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목동지구만 해제하며 약속을 깼다"며 "공릉지구의 경우 100가구 규모의 행복주택을 짓겠다고 밝혔지만, 이런 대안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이며, 그동안 노원구와 주민이 문화복합시설을 지어달라고 요구한 것도 묵살하고 있어 계속 해제요청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릉지구 행복주택 사업은 애초 200가구에서 100가구로 규모가 줄었고, 동 배치도 2개 동(7층)에서 1동(14층)으로 변경됐다. 지상과 지하주차장을 모두 마련하기로 했던 계획도 전면 지하화로 변경됐다.
송파·잠실 등 다른 지역에서도 행복주택 추진은 녹록지 않다. 송파, 잠실 등에서 시범지구가 해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혼부부와 직장 초년생 등 주거 소외층을 위한 정책을 내놓겠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고민 없이 정책을 추진한 결과 현재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