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탄산수 100ml당 평균 수입가격은 99.2원...판매가격은 6~9배 비싸
유통채널 따라 탄산수 판매가격 천차만별...소비자 합리적 선택 필요해

수입 탄산수의 국내 판매가격이 현지가격보다 최대 7.9배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탄산수 가격 및 소비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5월 15일부터 6월 20일까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영국, 체코 등 유럽 6개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한국에 수입되는 탄산수 현지가격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 제품은 수입 탄산수 11개 제품과 국산 탄산수 5개 제품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입 탄산수 국내 판매가격은 해외 현지가격보다 1.7~7.9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차이가 가장 많이 난 제품은 이탈리아의 산펠레그리노 제품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현지 판매가격은 100ml당 93원이었지만 한국에서는 738원에 팔리고 있었다. 체코산 마토니그랜드(5.8배), 이탈리아산 산베네디토(4.3배), 폴란드산 페라지(3.5배), 프랑스산 페리에(3.4배)도 가격 차이가 컸다. 이탈리아산 폰테 알레그라(1.7배)가 그나마 가격 차이가 적었다.

국내 판매가격이 가장 비싼 탄산수는 프랑스의 이드록시다즈 제품으로 100ml당 2200원에 팔리고 있었다. 프랑스의 바두아(1212원), 체코의 마토니그랜드(1060원)가 그 뒤를 이었다.

수입 탄산수 제품 100ml당 평균가격 비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탄산수는 638만1352kg이었는데 수입가격은 571만2145달러였다. 지난해 최고 환율로 환산하면 100ml당 평균 수입가격은 99.2원이다. 수입 탄산수가 평균적으로 100ml당 온라인에서 593원, 오프라인에서 903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수입·유통 과정에서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관계자는 "수입 탄산수의 국내 판매가격이 크게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업자들이 마진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도 필요하다. 탄산수는 수입 제품과 국산 제품 모두 유통채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페리에의 경우 백화점에서 100ml당 727원에 팔렸지만 온라인쇼핑몰에서는 347원으로 절반에 불과했다. 산베네디토는 백화점 가격이 100ml당 1000원이었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399원으로 40%에도 못 미쳤다.

국산 탄산수도 온라인 쇼핑몰이 대체로 가격이 제일 저렴했고, 편의점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비쌌다. 롯데칠성의 트레비는 100ml당 평균가격이 드럭스토어가 554원으로 가장 비쌌고, 온라인 쇼핑몰이 183원으로 가장 쌌다. 코카콜라의 씨그램은 편의점이 371원으로 가장 비쌌고, 대형마트가 209원으로 가장 쌌다.

탄산수 제품별 온·오프라인 가격 비교.

수입 탄산수와 국산 탄산수 모두 가격은 제각각이지만 영양성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국산 탄산수는 대부분 영양성분이 0%로 나타났고, 수입 탄산수의 경우 칼슘, 철분, 나트륨이 일부 확인된 경우가 있다. 소비자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탄산수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가장 비싼 가격의 제품을 선택한 사람이 오히려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관계자는 "저가의 외국 제품을 국내에서 고가의 고급 제품으로 판매하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며 "탄산수의 효능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정보 제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