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완승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 시대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난달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통해 일본 롯데 대표 자리에서 밀려난 데 이어, 주총에서도 차남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그룹 단일 리더 위치가 재확인되면서 신 총괄회장은 더 이상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1948년 6월 일본 도쿄에서 자본금 100만엔으로 ㈜롯데를 세우고,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한 이래 반세기(半世紀) 넘게 이어오던 '신격호의 시대'가 끝난 것이다.

신 총괄회장은 이미 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이 미미하다. 한·일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 지분은 전혀 없고, 롯데홀딩스의 대주주인 광윤사(光潤社) 지분도 10% 전후에 그치고 있다. 전체 롯데그룹 지배력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신 총괄회장의 영향력은 급속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한국 롯데에서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대표이사, 롯데제과·부산롯데호텔 등 5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있지만, 임기가 끝나는 대로 차례로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17일 일제히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를 신격호 총괄회장 대신 신동빈 회장으로 기재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했다.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은 이날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 등을 통해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자가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로 바뀌었다고 명시했다. 롯데알미늄과 롯데로지스틱스도 최대주주인 L제2투자회사의 대표자를 신격호 총괄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했다.

다만, 공식적인 한국 롯데의 총수 자리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내년 4월까지 유지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지분구조와 주주 구성이 확인돼야 총수 자리를 바꿀 수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내년 4월까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그룹 총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