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8월5일 밝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상반기 와인 수입액은 9443만달러로 양주(위스키, 브랜디) 수입액 9173만달러를 넘어섰다. 와인 업계는 와인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평가한다. 와인업계 전문가들은 "와인 관련 비즈니스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것이 확실하지만, 제1의 전성기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한국 와인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화이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와인수입 국가 비중도 과거에는 프랑스와 칠레가 높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스페인 등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뉴질랜드 등 와인 산업이 길지 않은 국가로부터의 와인 수입량도 증가했다.
새롭게 떠오른 뉴질랜드산 와인이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뉴질랜드 와인 역사는 1839년 스코틀랜드에서 뉴질랜드로 이주해 온 첫 번째 영국인 제임스 버스비(James Busby)가 노스랜드에서 와인을 빚으면서 시작했다.
하지만 뉴질랜드 와인 역사는 1910년대 뉴질랜드 전역에 금주법이 시행되면서 대다수 와이너리들이 문을 닫았다. 기껏해야 종교의식용으로 사용하는 와인 정도만 생산됐다. 뉴질랜드 와인이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초부다. 말보로 지역을 포함한 뉴질랜드 전역에서 목축업을 대체할 산업으로 와인 양조가 늘기 시작했다.
뉴질랜드 와인 산업의 부흥은 역설적이지만 뉴질랜드 와인 사업을 암흑기에 처하게 한 금주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뉴질랜드는 1960년대 말 금주 법안이 폐기되기 전까지 '식스 어클락 스윌(six o'clock swill)'이라는 음주문화가 유행했다. 퇴근 시간인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한 시간 동안만 지정된 펍에서만 술을 팔자 퇴근하는 남자들이 술을 취하게 마시기 위해서 독주를 마셨던 것이다.
이후 금주 법안이 폐기되고 주류 판매허가를 가진 주류 전문점에서 술을 사서 식당에 갖고 가서 마시는 'BYOB(Bring Your Own Bottle)'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서 와인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특히 1970년대 젊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일자리나 관광을 이유로 유럽의 와인 문화를 경험하면서 뉴질랜드 와인이 문화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와인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뉴질랜드의 포대 재배면적도 급격히 증가했다. 1960년대 와인 제조를 위한 포도 재배 면적은 360만㎡(120만평)이었지만, 1980년대에는 5600만㎡(1700만평)로 확대됐다. 뉴질랜드 와인 생산량은 2001년 기준으로 세계 30위, 1인당 와인 소비량은 세계 19위를 기록했다.
뉴질랜드 와인 재배 면적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 배경은 뉴질랜드의 자연환경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뉴질랜드의 오염되지 않은 자연경관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그런 자연환경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도 깨끗하고 훌륭한 품질로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뉴질랜드는 지리적으로 호주와 비슷한 곳에 있지만 생산하는 와인은 호주 와인과 차이가 크다. 호주의 경우 프랑스·이탈리아와 비슷한 지중해성 기후로 평균 기온은 여름 섭씨 30도, 겨울 10도 정도다. 주로 쉬라즈·카베르네소비뇽·사미용 등 레드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하는 포도 품종이 잘 자란다.
반면, 뉴질랜드는 평균 기온이 여름 25도, 겨울 영하 2도로 강한 서풍과 비구름에 쌓인 산의 영향 등으로 화이트 와인용 포도 재배에 적당하다. 뉴질랜드에서 주로 재배하는 포도 품종은 소비뇽 블랑, 샤도네이, 피노 누아 등의 화이트 와인용 포도와 레드 와인 제조에 사용하는 카베르네 소비뇽 등이다.
뉴질랜드는 위도 34~37도 사이에 있는데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거리가 1600km로 다양한 국지적 기후 조건을 지닌 토양에서 포도가 재배돼 지역별로 개성이 강한 와인이 탄생한다. 뉴질랜드는 신대륙답게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생기가 넘치면서도 과실향이 풍부하고 다양한 아로마가 특징이다. 특히 뉴질랜드의 온화한 해양성 기후는 강하고 깨끗한 태양과 서늘한 바닷바람과 조화를 이뤄 최상의 포도를 생산하는데 해안가에 있는 와이너리에서 만드는 와인일수록 그 개성의 차이가 분명하다.
뉴질랜드 와인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척박한 토양이다. 뉴질랜드 토양은 비옥한 것과 거리가 멀다. 표토층은 모래가 많은 사질이고, 심토는 자갈로 이뤄진다. 도 심토 아래는 암반층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토양은 싱싱하면서도 잘 익은 과일향을 나타내는 와인의 근본이 된다. 또 배수가 잘 돼 포도나무가 그만큼 뿌리를 깊게 내릴 수밖에 없는데 그 결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복잡하고 미묘한 맛을 얻을 수 있다.
뉴질랜드의 와이너리는 2009년 6월말 기준으로 총 643개로 총 와이너리 면적은 3만1000헥타아르(ha)이고 총 와인 생산량은 2억500만리터(ㅣ)이다. 대표 와인 산지는 말보로(Marlborough), 혹스 베이(Hawkes Bay), 기스본(Gisborne), 센트럴오타고(Central Otago) 등이다..
뉴질랜드 와인 양조자들은 1995년부터 시작된 지속가능한 와인재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훌륭한 와인 생산지의 완성도 높은 와인 양조방식을 기술적으로 체계화시키면서, 세계적 수준의 와인 생산국으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다.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품종은 소비뇽 블랑이다. 프랑스산 소비뇽 블랑보다 맛이 강하고 과실향이 풍부해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다. 국제대회에서도 많은 상을 받으면서 전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와인 애호가들이 사랑하는 뉴질랜드 대표 와이너리 중 한 곳은 '빌라 마리아(Villa Maria)'다.
빌라 마리아는 1961년에 현 소유주인 조지 피스토닉(George Fistonich)이 설립했다. 기업이 아닌 개인 소유 와이너리로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규모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성공한 와이너리로 손꼽힌다. 그는 '최고의 와인 재배자와 최상의 포도로 세계적인 와이너리로 성장할 것'이라는 철학 아래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빌라 마리아는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인 톰 스티븐슨(Tom Stevenson)의 와인 리포트(Wine Report) 2007에서 '뉴질랜드 톱(Top) 10 와이너리' 1등을 차지했으며, 영국의 권위 있는 와인 평론지인 디캔터(Decanter)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와인을 잘 만드는 와이너리'로 소개했다.
이밖에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는 빌라 마리아를 '더 월드 50 크레이트 와인 프로듀서스(The World's 50 Great Wine Producers)'로 선정했고, 호주의 '와인에스테이트 와인 어워즈(Winestate Wine Awards)'는 최근 7년간 6번이나 빌라 마리아를 '뉴질랜드 와인 컴퍼니 오브 더 이어(New Zealand Wine Company of the Year)'로 선정했다. 이밖에 아시아 와인 메거진(Asia Wine Magazine)는 빌라 마리아를 3년 연속 최우수 와이너리로 선정했다.
뉴질랜드 와이너리드 중 가장 많은 상을 받은 빌라 마리아는 '뉴질랜드 모스트 어워디이드 와이너리(New Zealand's Most Awarded Winery)'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빌라 마리아는 뉴질랜드의 와인 산업의 선구자 역할도 해 오고 있다. 1990년대 많은 연구와 투자를 통해 스크류캡을 도입하기로 결정해 2004년 빈티지부터 빌라 마리아가 생산하는 모든 와인은 스크류캡을 적용하고 있다. 전세계 주요 와인생산자 중 처음으로 '코르크 프리 존(Cork Free Zone)'이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뉴질랜드는 97% 이상의 와인이 스크류캡을 사용하고 있으며, 스크류캡은 호주를 비롯해 와인 종주국인 프랑스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된다.
빌라 마리아는 뉴질랜드 최초의 와이너리 레스토랑 오픈, 뉴질랜드 최초로 QR 코드 적용, 뉴질랜드 최초의 유기농 인증 자격 취득 등 선구자로서의 자세를 지켜나가고 있다.
현재 오클랜드와 말보로 와이너리는 친환경으로 디자인됐으며, 자연 보존을 위한 포도밭 실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