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13일 특별사면·감형·복권한 6527명 가운데 기업인 사면자는 모두 14명이었다. 기업인 사면자 중에서도 대기업 총수(總帥)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한 명뿐이었다. 나머지 기업인 13명은 전문 경영인이거나 중소·중견 기업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이번 8·15 사면이 900일 넘게 수감돼 있던 최태원 회장을 풀어주기 위한 사실상의 '원 포인트 사면'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 회장에 대한 사면은 이명박 정부가 횡령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집행유예 상태이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2009년 12월 말 사면·복권한 것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당시 국내에서 받은 유죄 판결 때문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이 일시 정지 중이던 이건희 회장을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례적으로 사면·복권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시 이 회장만을 위한 특혜 사면이라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올림픽 유치 도전에 나서는 강원도 평창이 반드시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이건희 회장이 IOC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며 사면을 결정했다. 이 회장은 실제로 2010년 2월 IOC 위원 자격을 회복했고 이후 IOC 위원으로 적극 활동하며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 일조(一助)했다. 재계에선 박근혜 정부가 대기업 총수에 대한 '원 포인트' 사면이라는 비판이 나올 게 어느 정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 회장을 사면·복권한 것은 재계 3위의 대기업 총수로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대한 역할을 다하라는 임무를 준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어느 한 대기업이 선도(先導)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상징적인 의미에서 최 회장을 사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어(囹圄)의 몸에서 풀려난 최태원 회장이 고용 창출과 투자 확대를 위해 앞으로 어떤 보따리를 풀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