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난항을 겪고 있는 금호산업 매각과 관련, 모든 채권기관으로부터 희망 매각가격을 받아 적정 가격을 산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최대주주인 미래에셋 주도로 금호산업 지분 50%+1주에 대해 1조213억원(주당 5만9000억원)의 매각가격을 우선매수권이 있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에게 제시한 상태다. 그러나 박 회장은 이 보다 4313억원 적은 5900억원(주당 3만4100원)을 매수가격으로 제안해 매각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12일 열린 채권단 전체회의에서 각 채권기관 실무자들에게 희망 매각가격을 생각해 놓으라고 요청했다. 향후 모든 채권기관의 희망가액을 받아 적절한 매각가격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취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각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채권단 전체의 희망가격을 집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 고 말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그동안 협상을 4~5차례 진행했는데, 매각가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며 "빨리 가격을 조정해 협상에 응할지를 결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이 제시한 가격과 박삼구 회장이 제안한 가격 차이가 워낙 커서 채권단이 가격을 조정한다고 해도 그 격차가 어느정도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과 같은 가격 차이를 감안할 때 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래에셋은 지난 2006년 당시 금호산업의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투자했던 손실금을 보전하기 위해서 최소 주당 5만9000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실사 이후 나온 적정가(3만 1000원)를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미래에셋 가격이 과도하게 높은 금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채권단 전체가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은 57.6%이며 이 중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50%+1주(1731만 1000주)다.

이날 회의에서 산업은행은 박삼구 회장 측이 직접 채권단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한다며 채권단의 생각을 묻기도 했다.

한편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과의 가격협상이 끝나면 채권단 전체 결의를 통해 지분 매각 가격을 확정한다. 박 회장은 이 가격을 정식 통보받은 후 한 달 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행사를 거절하면 채권단은 6개월 간 제3자에게 매각 통지가격 이상으로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할 수 있으며, 6개월 간 제3자에게 지분이 매각되지 못하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되살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