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메모리 반도체 세계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중국 기업이 있다. 바로 칭화유니그룹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이제 막 발을 뗀 중국 기업의 대담한 공세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었다.

11일 칭화유니그룹은 또다른 발표로 세상의 눈길을 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 쉬 진홍 회장(사진)은 이날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파트너십을 희망한다"며 "각사 관계자들과는 한차례 소개차 만났다"고 말했다.

IT업계는 이번 발표를 두고 칭화유니그룹이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영역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촉진시키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했다.

IT업계 관계자들은 "마이크론 인수는 실제로 이뤄지긴 어렵겠지만, 페이스북, MS와의 협력은 진행될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페이스북과 MS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최대 시장이지만, 중국 정부의 강도높은 규제 때문에 서비스가 막혀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칭화대에서 간담회를 연 것도 이런 분위기를 완화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칭화유니그룹과 중국 정부는 이 회사들의 기술력을 전수받아 소프트웨어 산업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속셈이다.

중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칭화대는 중국 정부와 관계가 깊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층 다수가 나온 학교이기 때문이다. 칭화유니그룹은 칭화대가 만든 산학연계 기업이다. 이에 중국의 IT산업 육성 정책을 주도하는 국유기업 역할도 맡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3년간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그룹은 중국 반도체 기업인 스프레드트럼(spreadtrum)과 알디에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RDA Microelectronics)를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인수했고, 지난 2월에는 중국 정부, 중국국가개발은행과 5조5000억원에 달하는 반도체 육성 기금을 운영하는 협의를 맺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미국 실리콘밸리는 물론 전 세계 어떤 기업도 칭화유니그룹과 협업을 고사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칭화유니그룹은 미국 기업들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CEO이 지난 6월 칭화유니대그룹본사를 방문했고, 지난 3월에는 휴렛패커드(HP)의 자회사인 에이치쓰리씨(H3C Technologies Co)의 지분 51%를 인수하기도 했다. 또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인텔로부터 15억달러 투자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