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재배한 적상추를 먹는 모습이 10일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지구 밖에서 작물을 재배해 섭취한 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이다. 이번 실험을 진행한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은 "미래 우주 개발·탐사 계획에 중요한 도약"이라며 "우주 재배가 성공할 경우 화성 탐사 등 사람이 오랫동안 우주에 머무는 경우에도 자유롭게 식량을 공급할 수 있다"고 평했다.
ISS에 체류 중인 다국적 우주인들은 지난달 8일 '베지(Veggie)'라는 일종의 수경 재배 장치에 적상추 씨앗을 심었다. 나사는 "적상추가 빨리 자라고 맛이 좋을뿐더러 세균이 적어서 (재배 대상으로) 선택했다"며 "붉은색이 도는 작물이 건강에 좋은 항산화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태양광 역할은 빨강, 파랑, 녹색의 LED 조명이 대신했고, 물은 지구에서 주는 정도로 줬다.
33일간 재배한 끝에 10일 적상추를 맛본 ISS의 다국적 우주인 첼 린드그린(미국), 스콧 켈리(미국), 유이 기미야(일본)는 "맛있다" "훌륭해" "루콜라(샐러드용 채소의 한 종류) 같은 맛"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나사는 공식 트위터에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한 뒤 남긴 메시지(한 인간에겐 작은 발걸음, 인류에겐 거대한 도약)를 흉내 내 "한 인간에겐 한 입, 인류에게는 거대한 잎사귀"라고 썼다. 우주인들은 이날 점심으로 적상추에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기름을 곁들여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나사의 이번 실험은 우주인들이 장기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하는 실험 '베그1(Veg-1)'의 일환이다. 이번 실험을 위해 나사는 지난해 4월 적상추씨와 재배 장치를 ISS로 보냈다. 한 달 만에 첫 재배에 성공한 뒤, 지난해 10월 적상추의 독성이나 유해 세균 유무를 검사하기 위해 지상으로 보냈다. 정밀 검사 결과 '우주 채소'도 식품으로서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