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ICT에 입사한 김미래(가명·30)씨는 면접에서 적극적이고 순발력 있는 자세를 보여준 지원자다. 김씨는 다른 지원자 박내일(가명)씨와 함께 전공면접을 봤다. 면접관은 먼저 박씨에게 전공 관련 질문을 했다. 긴장한 박씨는 단답형으로 짤막히 대답했다.

이때 김씨는 조용히 손을 들어 "제가 추가로 대답해봐도 되겠습니까"하고 양해를 구했다. 김씨는 옆 지원자보다 더 풍부한 내용의 답변을 하며 배경 설명까지 덧붙였다. 그러자 박씨도 "저도 몇가지 더 생각이 났다"며 다시 바통을 이어받아 차분하게 답변을 했다.

면접관들은 김씨의 적극성을 높이 샀고 김씨는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박씨도 합격 소식을 들었다. 포스코ICT HR그룹의 류재현 매니저는 "김씨가 적극적으로 배경 설명을 한 것도 좋았고, 이후 박씨도 긴장을 떨치고 다시 정확한 답을 얘기한 것이 보기 좋았다"며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눈 앞에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 그 기회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스코ICT 판교 사옥

포스코ICT는 기업과 기관이 쓰는 업무 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회사다. 최근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같은 최신 기술을 공장에 도입하는 업무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사업 분야가 이렇다보니 포스코ICT에 입사하는 대부분의 신입사원은 이공계 출신이다. 작년에 입사한 신입사원은 100% 이공계였다. 전기·전자 전공이 58%를 차지했고, 환경 관련 34%, 컴퓨터·정보통신 전공은 8%였다. 이공계 출신 직원이 많다고 남자 직원만 선호하진 않는다. 지난해 신입사원 남녀 비율은 50대 50이었다.

◇최종면접 끝나면 3~6개월간 수습기간 거쳐

포스코ICT는 주로 하반기에 약 20~40명 규모의 신입사원을 뽑는다. 올해 채용 계획은 시기와 규모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포스코ICT는 다른 포스코 계열사와 동시에 서류전형을 시작한다.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직무적성검사(PAT·POSCO Aptitude Test)→직무면접→임원면접→수습합격→최종합격이다. 포스코ICT는 올해부터 임원면접에서 합격한 지원자들을 약 3~6개월간 평가하는 수습기간을 가질 계획이다. 수습기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최종 합격한다. 류재현 매니저는 "올해부터 수습 절차를 도입한다"며 "수습기간에 인성·직무적합성 등 교육을 받고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말했다.

포스코ICT

지원자들은 종종 자기소개서에서 회사에 대한 설명을 줄줄이 써놓을 때가 있다. 그러나 회사를 설명하기보단 지원자가 포스코ICT에 들어오기 위해 노력한 경험과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 성장배경을 소개할 때도 태어난 고향부터 가족 사까지 읊을 필요는 없다. 지원자가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시도한 경험을 보여주면 된다. 공모전, 경연대회, 특허출원, 프로젝트 수행경험, 성장계획 등 지원 직무와 관련 있는 내용을 쓰는 것이 좋다. 나중에 면접관들이 자기소개서에 담긴 내용을 기반으로 질문을 하기 때문에 솔직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직무면접에서 '답 없는' 질문이 나오면?

포스코ICT 는 올해부터 면접 전형을 대폭 개편할 예정이다.

기존 포스코ICT의 직무면접(1차면접)은 프리젠테이션(AP), 그룹토론(GD), 동료면접과 직무역량평가 4개 파트로 나뉘었다. 이 중 어떤 상황을 주고 경영 전략을 짜보라는 식의 문제를 주던 프리젠테이션과 그룹토론면접은 통합해 진행된다. 나머지 동료면접과 직무역량면접은 큰 틀은 유지하지만 질문 내용이나 면접 형식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류재현 매니저는 "아직 어떤 식으로 면접 전형을 바꿀지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포스코ICT

1차 직무면접 전형이 변경된다고 해도 지원자들의 논리적인 사고방식과 문제해결 능력은 여전히 평가 대상이다. 과거 포스코ICT 직무면접에선 "포스코ICT 판교 사옥에 몇 명이 근무할까요"라는 '답 없는' 질문이 나왔다. 이런 경우엔 정말 맞고 틀린 답을 원하는게 아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의연하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지를 평가한다. 류재현 매니저는 "사실 인사담당자도 포스코ICT 판교 사옥에 몇 명이나 근무하는지 정확히 모른다"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라는 식의 태도보다는 어떻게든 유추해서 알아내려고 하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인사팀이 예시로 든 논리적인 답변은 다음과 같다.

"포스코ICT 판교사옥의 경우 10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 로비와 2층 식당을 제외하면 모두 8개 층을 사무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면접을 보는 층에만 방이 5개 정도 있고 각 방마다 한 30명은 들어갈 것 같으니 각 층마다 150명이 근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총 8층을 사무공간으로 봤을 때 약 1200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ICT, 전력 수요자원거래사업 본격화

물론 '답 있는' 질문도 있다. 과거에 면접엔 포스코ICT의 최근 주가와 최근 매출액, 영업이익 금액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런 질문에 대비해서 기본적인 회사정보를 미리 알아오는 것이 좋다. 정확한 수치를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본인이 지원한 직무와 관련된 회사정보나 경영정보는 숙지해야 한다.

직무면접인만큼, 각 지원자의 전공을 묻는 질문도 나온다. 예전엔 'OSI 7계층에 대한 설명', '접지를 하는 이유'가 문제로 나왔다. 본인이 선택한 전공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러 회사에서 동시에 합격 소식 들었다면?

꼭 가고 싶은 기업이 있는데 아직 합격자 발표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 기업에서 합격 소식을 먼저 들었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대부분 대기업들이 비슷한 시기에 채용을 하다보니 지원자들은 한 번에 여러 군데에서 합격 소식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다.

포스코ICT의 경우 타사 합격 소식을 듣고 채용담당 부서에 연락을 한 지원자가 있다. 그는 "다른 회사 합격했는데,혹시 포스코ICT에서 합격 여부를 먼저 좀 알려주면 다른 회사에 포기 의사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포스코ICT는 내부적으로 합격자 명단은 대략 나온 상태였지만 합격자 발표일은 며칠 남아 있었다.

포스코ICT, 기업형 모바일 메신저 하이톡 개발


류재현 매니저는 "포스코ICT에 입사하고자 하는 열의가 높아 입사 후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있을 것 같았다"며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그 상황을 어쩔 수 없다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해결을 해보려고 하는 자세를 높이 샀다"고 말했다. 이 지원자의 이름은 이미 합격자 명단에 있었고, 그는 결국 다른 회사를 가지 않고 포스코ICT 신입사원이 됐다.

포스코ICT의 HR그룹 류재현 매니저(flyryu@poscoict.com)가 기사 작성에 도움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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