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상가에 햄버거 가게와 중국집이 나란히 있다. 상대보다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음악이 힘이 될 수 있다. 호주 커틴대 심리학과와 경영학과 공동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소매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복도에 팝송이 흘러나오면 햄버거 가게가 붐비고, 홍콩 영화 주제가가 나오면 자장면 손님이 늘어난다.
연구진은 먼저 배경 음악과 음식 선택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120명의 학생을 4개 조로 나눈 뒤 미국과 중국, 인도 요리가 각각 10개씩 적혀 있는 메뉴판을 보여주고 각자 요리 하나씩을 고르게 했다. 그러자 각 조에서 미국 요리가 평균 18.5개로 가장 많이 선택을 받았다. 중국과 인도 요리는 각각 5.8개였다.
다음엔 조별로 4개의 방에 들어가게 한 뒤 5분간 메뉴판을 보게 했다. 연구진은 방 3곳에 각각 미국과 중국, 인도 음악을 틀었고 한 방은 아무런 음악도 들려주지 않았다. 그다음에 다시 메뉴를 고르게 했더니 중국 음악을 들려준 방의 학생들은 나중에 절반이 중국 요리를 선택했다. 인도 음악도 마찬가지 효과를 보였다. 미국 팝송을 들려준 방에서는 미국 요리 선택이 27개로 올라갔다.
음악이 없었던 방에서는 학생들이 미국 요리 22개, 중국 3개, 인도 5개를 선택해 사전 조사와 비슷했다. 메뉴판에서 본 요리를 생각나는 대로 적는 실험에서도 배경 음악에 맞는 나라의 요리를 더 많이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실험은 같은 미국 음악이라도 종류에 따라 소비 형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봤다. 클래식 음악을 들은 학생들은 금 귀고리나 화장수처럼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고가품을 주로 선택했다.
이에 비해 컨트리 음악을 들은 학생들은 칫솔, 전구, 볼펜 등 일용품에 더 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게 매출을 올리려면 상가 방송부터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