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서명 문서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31일 공개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7월 17일자 서명 문서. ‘신동주 전 부회장을 한국 롯데그룹의 회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으로 신 총괄회장의 사인과 직인이 찍혀 있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長男)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31일 신 총괄회장이 스스로의 뜻으로 차남(次男)인 신동빈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해임했다는 내용이 담긴 육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또 신 총괄회장이 장남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했다는 내용의 문서도 함께 내놓았다.

이 녹음과 문서가 사실이라면 롯데그룹 경영권 갈등은 형제 차원을 넘어 부자간 갈등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KBS는 이날 "신 전 부회장 측이 제공한 것"이라며 지난 3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서 녹음한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 녹음에서 일본어로 "쓰쿠다(일본 롯데홀딩스 사장)는 그만두게 했으니까 강제로 그만두게 해야지. 신동빈도 그만두게 했잖아"라고 말했다. 또 "동빈이가 아버지를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게 했다"는 신 전 부회장의 말을 듣고는 "동빈이가? 그래도 가만히 있을 거냐"며 역정을 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또 "신 총괄회장이 지난달 17일 신 전 부회장을 한국 롯데그룹의 회장으로 임명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서류를 공개했다. 손으로 쓰인 이 문서에는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승인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글씨는 신 총괄회장이 직접 쓰지 않았지만 서명과 직인은 신 총괄회장의 것"이라고 밝혔다고 KBS는 전했다.

롯데그룹 측은 이에 대해 "경영과 전혀 관련 없는 분들에 의해 차단된 가운데 만들어진 녹취와 지시서로 의도가 의심스럽다"면서 "총괄회장의 의중이 경영 전반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도 상법상 원칙을 벗어나 법적 효력이 없는 의사 결정까지 인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