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롯데는 31일 “신격호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씨가 일본 외무상을 지낸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와 친인척 관계라는 세간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하쓰코씨의 결혼 전 성은 ‘다케모리(竹森)’며 ‘시게미쓰’라는 성은 신 총괄회장과 결혼한 이후 신 회장의 일본식 성을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롯데가 오래전부터 떠돌던 루머에 대해 이처럼 공식적인 해명에 나선 이유는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가 일본에 있고, 오너 일가도 일본식 이름을 가진 사실상 일본기업이 아니냐는 비난이 확산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경영권 다툼이 일면서 핵심 키를 가진 인물로 부상한 신격호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가 일본 외무대신을 지낸 A급 전범인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와 친인척이라는 소문이 다시 돌자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롯데가 미리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는 중국 공사로 재직할 당시 윤봉길 의사의 ‘물통 폭탄’ 사건 현장에서 한쪽 다리를 잃은 인물이다. 최근 흥행하는 영화 ‘암살’에도 시게미쓰 마모루가 등장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경제·사회적 지원을 얻기 위해 일본 전범 가문의 부인의 성을 따랐다는 루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롯데 관계자는 “이미 그룹의 이미지가 충분히 나빠져 더 이상 방치할 경우 경영권 다툼에서 이기더라 나빠진 이미지 때문에 고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런 우려 때문에 취해진 조치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