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는 올 2분기에 매출 48조5400억원, 영업이익 6조9000억원을 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7일에 발표한 잠정실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각각 지난해 2분기보다 7.29%, 4.03% 줄었다. 전분기보다는 각각 3%, 15% 늘었다.

삼성전자는 "유로화와 신흥국 통화 약세 등 불안한 경제 상황이 계속됐으나 반도체 실적 호조와 소비자가전(CE) 사업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로 반도체는 2분기에 매출 11조2900억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계절적인 비수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고용량 제품 판매가 늘었다. 모바일과 서버용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요도 늘면서 힘을 더했다.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LSI)는 14나노 공정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비롯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부품 매출이 늘었다. 디지털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고화소 이미지센서, 플렉시블(휘는) 디스플레이용 DDI 등 고부가 제품의 수요가 견조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메모리 시장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고사양화에 따른 용량 증가, 서버와 PC의 SSD 탑재가 증가해 수요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대응하고, 20나노 D램 비중 확대와 3차원 수직구조(V낸드) 공급 확대, 10나노급 낸드 공정 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시스템LSI는 14나노 파운드리(위탁생산) 매출 증가와 이미지센서 신제품 출시, 중국 모바일 시장 진입 확대로 상반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DP) 사업은 매출 6조6200억원, 영업이익 5400억원을 기록했다. LCD 부문은 전체 패널 판매량은 감소했으나, UHD TV 등 대형 프리미엄 TV 패널의 판매 증가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OLED 부문은 2분기 비수기로 인한 스마트폰용 물량의 감소와 신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라인의 본격 가동에 따른 비용 증가로 실적이 나빠졌다.

LCD 패널 시장은 올 하반기 프리미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 초과와 수요 둔화 위험도 상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면서 OLED 부문의 중저가 제품군을 강화해 신규 거래선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은 매출 26조600억원, 영업이익 2조76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구형 중저가 모델 판매 감소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갤럭시 S6와 S6 엣지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호응이 좋았던 갤럭시 S6 엣지의 공급 차질과 전략 모델 출시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 증가폭은 작았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보다 성장하지만, 성장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태블릿의 경우는 전년대비 역성장을 예상했다. 이에 갤럭시S6와 S6 엣지의 탄력적인 가격 운영, 대화면 신모델 출시 등을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를 견조하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저가 신모델을 도입하고, 제품군 효율화를 통해 R&D와 마케팅 등 전 분야에서 효율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태블릿은 2분기에 출시한 갤럭시 탭A 시리즈와 하반기 신제품으로 대응한다.

CE부문은 매출 11조2000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기록했다. TV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SUHD TV 신제품과 같은 고가(高價)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확대로 실적이 부진했던 전분기보다는 개선됐다. 생활가전 사업은 셰프컬렉션 냉장고, 액티브 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혁신 제품 판매 호조를 통해 북미, 구주, 서남아 지역에서 매출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TV 시장 수요를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다봤다. 다만 UHD ·대형 TV 제품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봤다. 고가 제품군은 보급형까지 다양화해 성수기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누적 시설투자액이 13조2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30% 늘었다고 했다. 2분기에는 반도체에 3조2000억원, 디스플레이에 1조1000억원 등 총 5조9000억원을 시설투자에 투입했다.

또 회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을 1000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배당은 500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