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사실상 종식 국면에 접어들면서 방한(訪韓) 1위 국가인 중국에서 대규모 단체 관광객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다. 중국 대형 여행사는 향후 150일 안에 10만명의 중국 관광객을 한국에 보내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초 방한하려다 메르스 사태로 취소됐던 북경화합강원과기발전유한공사 인센티브 단체여행객 3000명이 이달 27일부터 올 8월 말까지 한국을 찾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건강식품업체 임직원인 이들은 8차례로 나눠 4박 5일 동안 서울과 인천을 관광할 예정이다. 서봉식 관광공사 인센티브전시팀장은 "인센티브 관광객 수요가 재개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인 다롄완다(萬達)그룹 산하인 완다 여행사와 온라인여행사 퉁청은 공동으로 다음 달부터 올 연말까지 150일 동안 중국 관광객 10만명을 한국에 보낸다는 목표 아래 한국 관광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관영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완다는 다음달 22일 한국관광공사 주관으로 열리는 중국 관광객 환영행사에 맞춰 첫 단체 관광객 1000명을 보낼 계획이다. 또 미건의료기의 중국 내 판매사원 3000명도 올 9월 방한(訪韓)을 확정했다.

중국 항공사들의 한국행 항공 수요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경화시보(京華時報)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저가항공사인 춘추(春秋)항공은 다음달부터 상하이~제주, 스자좡(石家莊)~서울, 스자좡~제주노선 등의 항공편수를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 전면 회복한다. 또 국영 항공사인 남방항공과 동방항공 등도 이달 하순부터 한국행 항공편수를 늘리고 있다.

중국 당국도 자국 관광객의 방한 재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베이징시의 대표단과 민간 여행사 관계자들은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시를 지원하기 위해 이달 28일 서울을 찾는다. 이 사절단에는 중국 최대 여행사인 중국 여행사(CTS)를 비롯한 여행사 관계자 9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서울시와 국내 관광업계 인사들을 만나 한국 관광에 대한 중국 내 분위기를 전하고 관광 마케팅 아이디어를 교환할 예정이다.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중국팀장은 "중국 관계자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이 훨씬 안정된 상태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임시연휴인 9월 3~6일을 계기로 중국인들이 다시 한국을 찾도록 해 올 9월엔 예년의 최소 70~80%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재 모두투어인터내셔널 대표는 "메르스 사태를 극복하고 한국 관광 시장이 재도약하려면 서울·제주 지역 편중과 면세점·명동의 쇼핑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역과 관광상품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