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의 1·2위를 다투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그룹의 상반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카드·보험·증권 등 탄탄한 계열사들이 포진한 신한금융이 그룹 전체 순이익에선 앞섰다. 그러나 금융지주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만 놓고 보면 펀드·보험 판매에 총력을 기울인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이 늘어난 반면 신한은행은 순이익이 줄어 두 은행의 순이익 격차가 좁혀졌다. 작년 상반기 3095억원이었던 두 은행의 순이익 차이는 601억원으로 줄었다.

23일 상반기 경영 성과를 발표한 KB금융은 순이익이 959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7% 증가했다. 국민은행 희망퇴직(1122명에 3454억원 희망퇴직금 지급) 등 상반기에 쓰인 일회성 비용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하루 전인 지난 22일 발표된 신한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 대비 13% 증가한 1조2841억원이었다. 저금리로 신한은행의 실적은 나빠졌지만, 카드·보험사 등 비(非)은행권 수익이 늘어 시장 관계자들이 전망한 것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다. 신한금융투자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59.4% 늘어난 1256억원을 기록했다. 2002년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순이익이다. 신한카드는 상반기 순이익이 10.7% 늘어난 3518억원을 기록했고, 금리 인하로 가격이 올라간 채권을 팔아 자산 운용 수익률이 높아진 신한생명은 순이익이 59.1% 증가한 65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맏형 격인 신한은행은 기준금리가 지난해 8월부터 4차례에 걸쳐 1%포인트 낮아져 순이자 마진(NIM·전체 자산에서 이자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면서 상반기 순이익(7903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줄었다. 신한은행은 국민은행보다 펀드·보험 판매 금액이 적어 수수료 수익(4181억원)이 국민은행의 70% 수준이었다.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과 달리 국민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7302억원으로 전년(5324억원)보다 37% 늘었다. 금리가 낮아져 이자 수익은 줄었지만(2014년 2조4506억원→2015년 2조3613억원) 펀드·보험 등을 많이 팔아 수수료 수익이 특히 많이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펀드 판매액은 지난해(1조633억원)보다 227% 늘어난 3조4832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