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의 3대째 승계자로 지목받는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재계 3세 가운데 가장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는 경영인 가운데 하나다. 대림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재준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로서 젊은 시절부터 줄곧 경영자의 길을 걸어온 그는 재계의 주요 인사들과 친분을 닦아 왔다.

이해욱 부회장은 1968년생으로 경복초등학교와 중앙중학교,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미국 덴버대학교 경영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응용통계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최고경영자(CEO)를 다수 배출한 경복초와 경복고를 졸업한 덕에 재계 선후배 관계가 튼튼하다. 경복초 후배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 구본상 LIG넥스원 사장이 있다.

경복고 동창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동문 선배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이병무 아세아시멘트 회장,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등이 있다. 경복고 후배로는 조현상 효성 부사장, 정교선 현대백화점 그룹 부회장,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아들인 구본혁 전무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경복고 동창인 덕에 범삼성가(家)와의 인연이 먼저 눈에 띈다. 이해욱 부회장의 생일이 빨라 학교를 1년 일찍 들어왔지만, 세 사람은 학창시절부터 유대관계를 돈독히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열린 대림그룹 신규 임원 부부 초청행사에 참석한 이해욱 부회장이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특히 이해욱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과 ‘야구’라는 공통사가 있어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두 사람이 서울 잠실야구장 포수석 뒤쪽 VIP석에 나란히 앉아 맥주를 마시며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를 관전한 모습이 화제가 됐을 정도다.

이해욱 부회장의 재계 인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LG가(家)다. 이해욱 부회장은 친지의 소개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훤미씨의 장녀 김선혜씨와 연애 결혼했다. 이해욱 부회장은 구 회장의 조카사위며, 구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 상무와는 매형, 처남 사이다. 이해욱 부회장은 과거 이재준 명예회장의 동생인 이재연씨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차녀 구자혜씨와 결혼했던 것에 이어 LG가와의 인연을 다시 한 번 이었다.

이 부회장의 든든한 인맥은 경영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이 이해욱 부회장의 신임을 등에 업고 약 2년 전부터 대림산업 고문 자격으로 경영 전반에 조언을 하고 있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남 전 부회장은 평소 이해욱 부회장의 경영 멘토 역할을 하면서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욱 부회장의 네트워크는 그가 대림산업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의사결정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씨앤앰 대표이사를 지낸 오규석 사장을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영입한 것. 이해욱 부회장은 오 사장과 김동수 사장(토목본부장), 이철균 사장(플랜트 본부장), 김한기 사장(건축사업본부장) 등 각 사업부문의 수장들을 총괄하고 있다. 이같은 시스템은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