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거 진짜 물건이네."

중소기업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서울산업진흥원 공동 주최로 21일 서울 구로동 키콕스벤처센터에서 열린 '제3회 중소기업 우수상품 설명회' 현장. 5단 변신 책상·의자 세트, 충전기가 필요없는 건전지 모양 충전지, 불에 타지 않는 1회용 종이 냄비 등, 부스에 전시된 상품들을 둘러보던 한 관람객이 "참 기발하다"면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곳에 소개된 총 15개의 중소기업 제품은 모두 대기업의 추천을 받은 것들이다.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GS·현대·CJ오쇼핑 등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을 가장 잘 아는 유통 대기업의 구매담당자(MD)들이 총 168개의 후보 상품을 놓고 "이거면 팔린다" 싶은 제품만 골라 뽑았다. '11대 1'의 경쟁을 뚫은 제품들이다.

USB 포트 달린 건전지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제이앤케이사이언스가 만든 '라이터스 배터리'였다. 겉모습은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소형(AA와 AAA사이즈) 건전지와 똑같다. 그런데 옆에 고무 뚜껑이 달려 있다.

21일 서울 구로동 키콕스벤처센터에서 열린‘제3회 중소기업 우수상품 설명회’에는 충전기가 필요없는 건전지 모양 충전지, 불에 타지 않는 1회용 종이 냄비, 앉거나 눕거나 서는 등 다양한 자세로 이용할 수 있는 책상·의자 복합 제품(사진 오른쪽에서 시계 방향으로) 등 독특한 아이디어의 제품들이 선보였다.

열어보니 스마트폰에 쓰는 마이크로 USB 연결 포트가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겉보기엔 건전지지만 사실은 충전지"라며 "내부에 초소형 충전 회로와 니켈수소(Ni-MH) 전지가 내장돼 스마트폰용 충전기에 연결하거나 (USB 연결선으로) 컴퓨터 UBS 포트에 꽂아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개념의 충전지 제품은 세계 최초다. 지난 3월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starter.com)'와 '인디고고(indiegogo.com)' 등에 나와 81개국 3000명으로부터 11만달러(1억2730만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미 터키와 인도에 150만달러 규모 수출 계약을 했고,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도 수출 상담 중이다. 이 제품을 추천한 NS홈쇼핑 전태성 MD는 "상당히 혁신적인 개념의 상품"이라며 "올해 9월에 나올 충전패드와 한 묶음으로 팔면 시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변신 책상, 불에 안타는 종이냄비

관람객들이 서로 이용해 보려고 줄을 선 제품도 있었다. ㈜스탠블이 내놓은 '스탠블' 책상은 총 5가지 모양으로 변신이 가능한 책상·의자 복합 제품이다. 일반적인 앉는 자세 외에도 선 자세, 누운 자세, 기울여 앉은 자세 등 다양한 자세로 일을 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신명기 전무는 "교사 출신의 류선희(46) 대표가 학교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제품"이라며 "요즘 유행하는 서서 일하기는 물론, 상황에 따라 자유로운 자세로 일할 수 있어 일의 능률은 물론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제품을 추천한 현대백화점 김준영 MD는 "강철 프레임의 튼튼한 만듦새에 기발한 기능을 갖추고도 외국산 서서 일하는 책상(스탠딩 데스크)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도 있어서 기대가 되는 제품"이라고 했다.

쿡인페이퍼가 내놓은 '종이냄비'는 말 그대로 종이로 만든 냄비인데, 불 위에 올려놓아도 타지 않도록 만들었다. 가볍고, 접어서 보관할 수 있어 나들이나 여행에 딱 알맞다. 야외에서 휴대용 가스렌지나 버너, 숯불 등에 올려놓고 라면이나 찌개를 끓여 먹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종이가 (불이 붙을 만큼) 뜨거워지지 않도록, 물에 열을 빨리 전달하는 소재 및 표면 가공 기술이 핵심"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영업 비밀"이라고 했다.

이 제품의 개발에는 10여년의 세월과 10억원의 투자가 들어갔다. 이 회사 박무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타지 않는 것은 물론, 환경 호르몬도 전혀 나오지 않는 제품을 만들어 냈다"면서 "얼마 전 일본 후생성의 제품 적합성 평가도 통과해 세계적인 품질을 입증받았다"고 했다.

지진·태풍·해일 등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구호품 용도로 이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을 판매 중인 이마트 관계자는 "대량생산을 통해 4개에 5000원대 후반인 가격을 좀 더 낮추면 좋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