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시장(IPO)을 찾는 건설사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최근 기업공개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 나선 디벨로퍼(개발사업자)와는 달리, 건설사는 회사채 시장을 통해서만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건설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아직 살아나지 않았고, 건설사가 경영상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위험(리스크)을 무릅쓰고, IPO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만한 이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1월 이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새로 상장한 건설사는 없다. 아래 사진은 SK건설이 수주한 캐나다 오일샌드 플랜트.

최근 3년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새로 상장한 건설사는 단 한 곳도 없다. 2012년 1월 전남 지역 종합건설사인 남화토건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것이 마지막이다. 같은 해 12월 희성그룹 소속 건설사 삼보이엔씨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지만, 만족할만한 공모가를 받지 못해 상장을 아예 미뤘다. 이후 2013년 12월과 올해 5월 청광종건과 관악산업이 코넥스 시장에 입성하긴 했지만, 모두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업체였다. 건설업황 자체가 좋지 않은 탓에 건설사들이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코넥스시장은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힘든 창업 초기의 중소·벤처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올해는 분양시장이 살아나면서 IPO시장에 건설사가 모습을 보일법한데도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대형사들은 주로 회사채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유안타증권, K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7월 3.8%의 발행금리로 2350억원짜리 무보증 일반사채를 발행했고, 한화건설은 6월에 1900억원짜리 회사채(발행수익률 5.23%)를 발행했다. SK건설은 4월에 발행수익률 4.97%로 1500억원, 현대건설은 2월 발행수익률 2.57%로 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건설사가 아직 IPO에 나설만큼 건설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보고 있다. 분양시장이 2006년 이후 최고 호황기라지만, 전반적으로 건설경기가 살아났다고 보기에는 어려워 투자자들이 건설사를 반기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기업 정보를 공개하고 상장을 할 만한 이점이 없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은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의 상환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채 만으로도 충분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IPO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건설사와는 달리 디벨로퍼는 오히려 증시 입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건설사의 경우 대체로 영업이익률이 낮고 경기에 따라 실적이 많이 휘둘리지만, 디벨로퍼는 시공사업보다 이익률이 좋고, 경기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에 6월 상장한 SK그룹의 부동산개발업체 SK D&D는 현재 공모가를 훌쩍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는 2만6000원이었는데, 이달 20일 7만41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특히 공모주 청약 당시 경쟁률이 574.68대 1을 기록하며 청약 증거금으로만 4조4000억원이 몰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SK D&D가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와 풍력 발전 개발에 투자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며 앞으로 투자가치를 끌어올릴 의지를 보여주면서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문주현 MDM 회장은 한국자산신탁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자신은 현재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는 중인데, 이 회사가 증시에 입성하면 한국토지신탁에 이어 두 번째로 증시에 상장하는 신탁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