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보험공사가 제2의 모뉴엘 사건을 막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와 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무역보험공사는 무역보험 인수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거액 인수건 심사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무역보험공사는 조직개편에 따른 인력 증원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이번 조직개편은 허위 수출채권을 은행에 매각해 수천억원의 무역금융을 편취한 모뉴엘 사건의 재발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지난 4월 무역보험 인수심사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무역보험공사가 후속 조치 차원에서 조직개편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무역보험공사는 거액 인수건 심사를 전담할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무역보험공사가 신설하는 거액 인수건 심사 전담조직은 중소·중견기업 금융성 상품 한도 총액이 100억원을 넘거나 개별건 한도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 한해 심사를 할 예정이다. 2014년 기준으로 총 262건, 7824억원 규모가 거액 인수건에 해당된다.
수출계약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된다. 모뉴엘 사건이 발생한 데에는 현장에서 허위 수출을 발견하지 못한 탓이 컸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출채권 조기현금화에 나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하고, 현장방문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거래가 활발한 중국과 미국에 현지 조사 인력을 증원할 계획이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감리업무를 전담으로 맡는 조직도 생긴다. 별도로 감리조직을 운영하는 수출입은행을 본따 무역보험공사 리스크채권본부 안에 감리실을 만들기로 했다. 지금도 감리팀이 있지만 권한이나 역할이 한정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역보험 관련 사기나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사기 전담조직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간보험사들은 보험사기 전담조직을 만들어서 수십명의 인력을 운영 중이다. 무역보험공사에서도 매년 10건 내외의 보험사기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무역보험 관련 사기 사건이 발생하면 건마다 수사기관에 의뢰하고 있지만 사전에 문제를 적발해내기 어렵고, 예방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