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 지원 예산 1조원

일본 정부가 올해 안에 한국의 연구중심병원 모델을 본딴 '임상연구중심병원'을 만들기로 했다. 기초연구는 강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실용화 연구는 부족하다고 보고, 병원과 의사 중심으로 임상연구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1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보건의료 중장기 목표를 선정하고 한국의 연구중심병원과 유사한 형태의 임상연구중심병원을 지정하기로 했다.

연구중심병원은 임상의료 지식을 바탕으로 부가가치 높은 새로운 의료기술을 개발하는 일을 목표로 한다. 현재 국내에는 전국에 10개 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일본의 아베 정부는 의료 분야의 기초연구 성과를 실용화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초 한국에 대표단을 보내 연구중심병원을 둘러보고, 임상연구중심병원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일본은 2020년까지 의약품과 재생의료, 맞춤의료 등 9개 분야를 중점 육성할 계획이다. 올해 의료 분야 연구개발 예산 1971억엔(약1조8255억원) 중 연구중심병원을 포함한 중점 계획에 1248억엔(약1조1559억원)을 배정했다. 연구개발에 관련된 문부과학성, 후생노동성, 경제산업성의 예산을 모두 통합해 연구자와 기업에 배분하기로 했다.

일본 후생노동청은 "혁신적 의약품과 의료기기, 의료기술 개발에 필요한 임상연구를 위해 병원과 의사가 중심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임상연구중심병원을 지정해 실용화를 위한 연구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연구중심병원들은 대형연구센터를 갖추고 관련 기업과 연구소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2013년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를 만들고 동물 임상시험 등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해 아산생명과학연구원과 임상의학연구소를 확대 개소하고, 병원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의료 분야 기업의 입주를 신청받고 있다.

서울대병원도 16일 산업계와 대학, 연구소와 병원이 연구개발의 모든 단계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의학연구혁신센터를 개소한다. 오병희 서울대병원 원장은 "병원이 진료에서 수익을 내던 시대에서 연구의 성과로 수익을 올리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앞으로 병원에서의 연구를 중심으로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에서 무한한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병원들은 일본과 달리 부족한 정부 지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전했다. 한국의 연구중심병원은 지난해 과제당 25억원의 연구비 지원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과제당 연간 약 50억원 이내의 연구비가 지원될 계획이다. 이상헌 고대안암병원 연구부원장은 "보건복지부 예산 일부를 병원에 나눠주는 수준에 그친다"라며 "연구중심병원이 고유의 기능을 하려면 병원의 투자와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