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청약률과 함께 주택 가격도 큰 폭으로 뛰고 있지만 거래량만 주춤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규 분양 시장과 기존 주택 매매시장과의 온도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 집 마련 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이미 값이 오를 대로 오른 기존 주택 대신 신규 분양으로 쏠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자본이 신규 분양으로 몰린 영향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부산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의 모델하우스 입구에서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지방 5대광역시 평균 청약경쟁률은 50.3대1로 집계됐다. 서울과 수도권이 각각 9.9대1, 4.7대1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올 상반기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7개 단지가 부산과 대구, 울산 등 지방광역시에 몰려 있을 정도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6월 지방광역시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91만6600원으로, 2년 전(777만1500원)에 비해 14.73% 올랐다. 반면 같은 달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1435만8300원으로, 2013년(1364만2200원)과 비교해 5.24%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거래량 오름폭은 지방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서울의 주택거래량(분양권 거래 포함)은 13만9616건으로, 2013년 7만4167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경기 지역은 12만8715건에서 20만6654건으로 비슷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주요 지방 광역시의 주택거래량은 다소 지지부진했다. 부산의 올 상반기 거래량은 6만6767건으로 2년 전(5만3899건)보다 23.8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구도 4만3904건에서 4만9372건으로, 울산도 2만967건에서 2만6156건으로 각각 12.45%, 24.74% 증가했다.

기존 주택 거래량만 따져 보면 더 극명하게 대비된다. 올해 1~6월 서울의 기존 주택 거래량은 5만5842건에서 11만782건으로 0.49% 늘었고, 경기도 9만5562건에서 15만8609건으로 0.39% 증가했다. 반면 36875건에서 54805건으로 0.32% 늘어난 부산을 제외하고, 대구(0.00% 증가)와 울산(0.21%), 광주(0.18%), 대전(0.09%) 모두 불과 0.2% 안팎의 상승에 머물렀다. 대구는 3만1139건에서 3만1394건으로 200건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부터 주택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했던 수도권보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회복 시점이 좀 더 빨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수도권은 부동산 침체가 가장 심했던 때가 2012~2013년이었지만, 지방은 그 이전부터 회복이 시작됐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주택 시장이 살아나면서 가격이 이미 많이 올라 주택 거래에 부담이 컸을 것이란 이유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방광역시의 경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2010년 전후로 거래량과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미 오른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거래량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