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케이블TV 방송사 대표들이 9일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결합상품을 판매하는 이동통신사들은 공정한 경쟁과 이용자 후생을 위해 ‘동등비율 할인’을 도입해야 한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들은 9일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방송시장 정상화와 결합판매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윤두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회장과 전국 케이블TV방송사 대표들, 업계 관계자 100여명 등이 참석했다.

케이블TV업계는 성명서를 통해 “결합판매 금지나 이용자 후생 감소를 바라지 않는다”며 “허위, 과장 마케팅에 소비자와 산업이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공정경쟁 제도 도입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KCTA는 지난달 23일에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같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들은 이동통신사들이 결합상품을 판매할 때 ‘이동통신에 가입하면 초고속 인터넷이나 IPTV(인터넷TV)를 공짜로 제공하겠다’는 식으로 마케팅해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동통신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은 무료라는 인식을 자꾸 심어주니 소비자들도 이제는 유선상품을 ‘공짜’나 ‘미끼상품’ 정도로 여기게 됐다는 것이다.

윤두현 회장은 “방송통신 결합상품 가운데 이동통신이 주력상품이 되다보니 인터넷이나 방송이 사은품으로 종속되고 관련 산업이 붕괴되고 있다”며 “이용자 후생과 선택권을 더욱 넓힐 수 있는 방안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케이블TV업계는 결합상품 구성별 동등비율 할인을 제도화해 공정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처럼 결합상품의 전체 금액을 기준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말고, 개별 상품마다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해 사업자간 경쟁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이날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전이 방지 대책도 요구했다. 이는 사실상 SK텔레콤(017670)을 겨냥한 것이다. 케이블TV업계는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시장에서 얻은 인력과 자금력, 유통망, 가입자 기반을 유선 시장으로 가져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상품을 위탁판매할 때 활용하고 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여왔다. 최종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협의회 회장은 “현재 사업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이동전화 시장의 지배력 전이가 걷잡을 수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