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9월 ‘임팔라’를 출시한다. 임팔라는 쉐보레 로고가 달린 준대형 세단이다. 임팔라는 알페온을 대체할 모델이다. 한국GM은 2010년 이후 회사를 대표하는 차였던 알페온을 3분기까지만 생산한다. 그래서 요즘 임팔라와 더불어 주목 받는 차량이 바로 알페온이다.

알페온의 앞옆 모습

모델 단종은 알페온 기존 보유자에게는 슬픈 일이겠지만, 싼 가격에 좋은 차를 사고 싶어하는 실속파에겐 좋은 소식이기 때문이다. 단종을 앞두고 한국GM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한국GM은 일단 7월부터 알페온 무이자 할부를 시작한다. 또 구매자에게 휴가비 200만원을 지원한다. 교사에게는 특별히 30만원을 더 준다. 이밖에도 임팔라 출시 전까지 다양한 할인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알페온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실속파들을 위해 시승해 봤다.

GM의 브랜드는 쉐보레, 뷰익, 캐딜락 순으로 고급화된다. 알페온은 대중차인 쉐보레와 프리미엄 브랜드인 캐딜락 사이 중간인 뷰익 브랜드 소속으로, 미국에선 ‘라크로스’란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뷰익은 대기업 중간 임원급을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다. 그래서 알페온도 딱 그에 맞게 제작됐다. 모델 라인업은 배기량 2.4리터 4기통 엔진, 3리터 6기통 엔진, 하이브리드의 3가지로 구성됐다. 시승한 차는 3리터 6기통 엔진 차량이다.

주행 중인 알페온

우선 외관은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린다. 다소 두툼한 체형을 놓고 듬직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무 뚱뚱해 보인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보닛이 있는 앞 부분이 다른 차에 비해 높아 두툼한 인상을 배가시킨다. 꼭 원래는 넓고 낮은 차를 양옆에서 밀어붙여 다소 좁으면서 높게 다듬었다는 느낌이 난다.

그릴은 수직형을 사용했고 뒷부분을 앞부분보다 짧게 만들어 쿠페 느낌이 나기도 한다. 뒤에서 보면 심플한 리어램프와 크롬 소재의 조화로 무난한 느낌이 든다. 배기구는 밖으로 나와 있지 않은 매립형인데 양 옆으로 2개가 달려 있다. 차 전반적으로 날렵하다기보다는 단단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알페온의 옆뒤모습

실내 디자인 역시 무난하다. 대시보드(운전대와 앞유리 사이 부분)와 문이 연결된 일체감 있는 디자인인데 플라스틱과 나무 소재를 적절하게 섞었다. 가죽 시트도 느낌이 괜찮은 편이다. 다만 여러 버튼이 다소 복잡하게 배치된 부분은 별로 였다. 익숙해지면 사용하기에 편할지 모르겠지만 자칫 옛날차 이미지를 줄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디자인보다는 실용성에 주안점을 둔 듯한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화려함보다는 익숙함에 방점을 뒀다. 그러나 운전자에 따라 화려한 디자인은 오히려 금세 질릴 수 있다. ‘1년 입어도 10년 된 듯한, 10년 입어도 1년 된 듯한’이란 광고 문구가 이 차에도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이다.

알페온의 운전석

실내 공간은 생각보다 여유가 있다. 밖에서 보면 좁아 보이는 차가 안에 들어서면 인상이 달라진다. 어른 5명이 불편 없이 동승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야 확보도 괜찮은 편이다.

시승 코스는 경기도 분당에서 양평까지 왕복 80km 구간으로 했다. 시승한 3리터 6기통 엔진의 힘은 263마력, 최대토크 29.6kg.m이다.
알페온을 시승하고 난 첫째 느낌은 기본기가 탄탄한 차라는 것이다. 초반 가속, 변속 응답성 등에서 폭발적인 성능을 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부드럽게 속력을 가감하면서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능력은 어느 차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답답하다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했다.

알페온의 실내

가속 때 나름 괜찮은 엔진음도 낸다. 빠른 속력에선 묵직하게 달려 나간다. 그래서 오랜 시간 고소도로 운전을 해도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 이 차의 주요 타겟이 중년 남성임을 감안한 세팅인 것 같다. 그래서 정숙성도 강조됐다. 이중접합 유리와 차음재 등을 활용해 외부 소음 유입을 최대한 막았다.

주행 과정에서 특별히 화려함은 경험하지 못했다. 그러나 단단한 차체가 전달하는 안정감과 부드러운 승차감은 준대형 세단이 꼭 갖춰야 할 요소는 모두 갖췄다는 느낌을 준다. 핸들링이나 코너링도 무난한 성능을 보여준다. 100m 달리기 선수 보다는 400m나 800m 달리기 선수 같다. 실속파들이 좋아할만한 차인 것이다.

이 차의 연비는 1리터 당 9.4~10.4km다. 가격은 부가가치세 포함 3123만~3833만원이다. 3024만~3975만원인 그랜저와 거의 비슷하지만, 한국GM이 알페온 단종을 앞두고 다양한 할인을 끼워 넣고 있어서 그랜저보다 적은 비용으로 알페온을 살 수 있다.